서적소개
권력의 가문 메디치 1~3 전3권
1권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 / 2권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 / 3권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
마테오 스트루쿨 / 메디치미디어 / 2020.4.24
- 이탈리아 서점 대상 <반카렐라 문학상> 수상작
이탈리아에서만 50만 부가 팔렸으며 전 세계 11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저자 마테오 스트루쿨이 ‘역사를 바꾼 불멸의 가문’ 메디치가에 대해 2년 동안 철저히 자료조사를 하고 현지탐방을 한 끝에 집필했고, 역사적 사실과 서스펜스가 적절히 혼합되어 지적 자극은 물론 엔터테인먼트 소설로서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 목차

- 권력의 가문 메디치 1 :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
1429년 2월
-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 조반니 데 메디치가 죽다
- 인 카우다 베네움
- 조반니의 유언장
- 리날도 델리 알비치
- 향수 장수
- 신뢰와 검
1430년 8월
- 중요한 만남
- 전쟁터
- 명예로운 피
- 개선
- 병영
- 코시모와 프란체스코
- 합의
1430년 9월
- 흑사병
- 시신이 가득한 수레
- 한밤의 모의
1431년 4월
- 귀족과 하층민
- 악몽
- 니콜로 다 우차노의 죽음
1433년 4월
- 마지막 말들
-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1433년 9월
- 고발
- 콘테시나
- 잔인한 아름다움
- 탁월한 계획
- 불과 피의 밤
1433년 10월
- 운명을 바꾸다
- 공모
- 라인하르트 슈바르츠
- 파르가나초
- 판결
1434년 1월
- 베네치아
- 사고
- 베네치아의 죽음
- 빨간 머리 귀부인
1434년 9월
- 산 풀리나리 광장
- 전세가 역전되다
1436년 9월
- 필리포 마리아 비스콘티
- 완성된 돔
- 새로운 전쟁을 향하여
- 독약과 승리
1439년 2월
- 어려운 선택
- 니케아의 대주교
- 전략회의
1439년 7월
- 두 교회의 통합
- 고백
1440년 6월
- 전쟁터를 향하여
- 폰테 델레 포르케다리
- 결투
- 수치심
1440년 7월
- 교수형
- 연민과 복수
- 로렌초의 죽음
1453년 9월
- 아름다운 희망
작가의 말
감사의 말

- 권력의 가문 메디치 2 :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
1469년 2월
- 마상 창 대회
- 지롤라모 리아리오
- 루크레치아와 로렌초
- 레오나르도 다 빈치
- 루크레치아 도나티
1469년 4월
- 천상의 음악
1469년 6월
- 클라리체 오르시니
- 루크레치아의 초상화
1469년 12월
- 메디치가의 유산
1470년 4월
- 권력의 문제
- 가문의 위계
- 베르나르도 나르디
1471년 5월
- 황금공
1471년 12월
- 교회군 총사령관
- 전쟁의 바람
- 페데리코 다 몬테펠트로
- 쇠뇌
1472년 6월
- 볼테라 약탈
- 최초의 비난
- 암갈색 솔개
- 음모
- 의심의 씨앗
1473년 10월
- 적군과 동맹군
- 사냥
- 사냥감
- 이상한 그림들
1474년 2월
- 반 교황 동맹
1476년 4월
- 고발
- 만남
- 풍기사범단속위원회
- 은둔자
- 재판
- 증언
- 분노와 음모
- 용서를 받다
1476년 12월
- 파멸
- 법
- 예언
1477년 12월
- 팔라초의 모의
- 시골처녀
1478년 4월
- 기다림
- 라우라 리치
- 안토니오 마페이
- 미사가 끝나다
- 팔라초 델라 시뇨리아
- 복수의 색깔들
- 팔라초 안
- 최초의 공포
- 클라리체의 계획
- 로렌초의 말
- 불한당 패거리
- 지상의 지옥
- 결산
- 백일몽
- 밤의 전투
1479년 9월
- 잊히지 않는 사랑
- 옛 친구들
작가의 말
감사의 말

- 권력의 가문 메디치 3 :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
1525년 6월
프롤로그
1536년 8월
- 왕세자
- 몬테쿠콜리 백작
- 왕의 동요
- 투서
- 은종
- 노스트라다무스
- 앙리와의 대화
1536년 10월
- 리용 광장
- 점성술사를 찾아서
1538년 1월
- 악몽과 공포
- 칙령 공포를 위해
- 특별 임무
1542년 12월
- 변화하는 세상
- 포도주와 피
- 냉기 도는 침대
1543년 4월
- 살과 피의 봄
- 사랑을 지키다
- 유황과 악령
- 열정과 복수
- 예언
1544년 1월
- 생과 사
- 기사들
1547년 3월
- 왕의 죽음
1550년 12월
- 만드라골라
- 속임수
- 악마의 막자사발
1552년 9월
- 여름의 마지막 나날들
- 메스에서 온 편지
1558년 4월
- 노트르담 대성당
- 엘리자베스 맥그레거
- 프랑스와 스코틀랜드
- 위험이 다가오다
- 사악한 협정
- 엘리자베스와 디안
- 경악과 고통
- 마르고
- 마지막처럼
1559년 6월-7월
- 마음속에 내리는 비
- 앙브루아즈 파레
- 슈농소 성
1560년 1월
- 프랑스의 왕 프랑수아 2세
- 쇼몽 쉬르 루아르
1560년 2월
- 블루아
- 모의를 위한 지침
1560년 3월
- 앙부아즈
- 공격
- 가차 없이
- 눈을 뜨고 악몽을 꾸다
1563년 2월
- 기즈 공작의 죽음
- 노스트라다무스와의 작별
1572년 8월
- 기습당한 콜리니
- 폴리냐크의 방어
- 왕태후의 눈물
- 음모
- 모두 다 죽여라
- 피의 새벽
- 시대의 종말
- 마지막 인사
1589년 1월
- 왕태후의 죽음
작가의 말
감사의 말

○ 저자소개 : 마테오 스트루쿨 (Matteo Strukul)
이탈리아의 소설가이자 그래픽 노블 작가로, 파도바 대학교에서 법률을 전공했다.
그는 <권력의 가문 메디치>로 2017년에 200여 개의 이탈리아 서점들이 투표하는 프레미오 반카렐라 상 (Premio Bancarella Prize)을 수상했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 삼부작은 전 세계 11개 국가에 판매되었고 그의 작품들은 통틀어 20여 개 국가에 판권이 팔렸다.
<권력의 가문 메디치>는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잘 조합된 시리즈로, 저자는 철저한 자료 조사 및 현지 탐방을 통해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의 피비린내 나는 피렌체를 완벽히 복원했다.
피렌체를 무대로 메디치가에 얽힌 음모와 배신, 사랑의 드라마가 펼쳐지는 가운데 독자들은 인간사에 대한 통찰력과 리더십, 처세술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역자 : 이현경
1966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났다. 한국외대 이탈리아어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비교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이탈리아 대사관에서 주관하는 제1회 번역문학상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이탈리아 문화를 보급하는데 크게 기여한 공로로 이탈리아 국가 번역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이탈리아 책들을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율리시스 무어’ 시리즈와 ‘센추리 게임’ 시리즈, ‘사랑의 학교’, ‘할아버지와 마티아’,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 ‘삐노끼오의 모험’, ‘단테의 빛의 살인’, ‘이것이 인간인가’, ‘보이지 않는 도시들’, ‘나는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고래였다’, ‘거미집으로 가는 오솔길’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 제1권
“진짜 의심스러운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이 이야기를 형에게 하는 게 맞는지 망설였어.” 로렌초가 다시 말했다. “이렇게 단언하기는 하지만 증거는 사실 딱 하나밖에 없어. 그렇지만 아버지가 너무 갑작스레 돌아가셔서 의심이 생기지 않을 수 없더라고.”
“그건 네 말이 맞다. 그렇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야?” 코시모가 화가 나서 물었다. “네 말이 사실이라면 그 독은 집안사람 누군가가 사용한 게 틀림없잖아! 아버지는 최근 한 번도 외출하지 않으셨으니까. 혹시 외출하셨더라도 집 밖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드시지 않은 게 분명해.”
“나도 알아. 그리고 형한테 말했듯이 내가 의심하게 된 것도 바로 그 때문이야. 게다가 아버지에게는 적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다가 다 내 망상이 만들어낸 의심일 뿐이라고 생각할 때 이걸 발견했어.”
로렌초 손에는 검은 열매가 한 송이 들려 있었다. 검은 진주 같은 열매는 놀랄 만큼 아름다웠다. 코시모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많은 의문이 담긴 눈으로 동생을 보았다.
“벨라돈나야.” 로렌초가 말했다. “음산한 꽃을 피우고 유독성 열매를 만들어내는 식물이지. 들판에서 자라는데 종종 오래된 폐허 근처에서도 자라곤 해. 사실 이 작은 송이는 내가 여기, 우리 집에서 발견했어.”
동생의 폭로를 들은 코시모는 깜짝 놀랐다.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정말 그렇다면 이 집의 누군가가 우리 가족을 향해 음모를 꾸몄다는 뜻이야.” — pp.31-32
“루카를 피렌체에 넘기겠다는 약속을 하고 그 책임을 맡아준다면 당신에게 5만 피오리노를 주겠다는 제안을 하러 왔습니다. 분명히 알아두셔야 할 것은 이 가격은 협상의 여지가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코시모가 검은 눈으로 프란체스코를 똑바로 보았다. 잠시였지만 두 사람 중 누구도 시선을 돌리려 하지 않았다. 대장은 자기 앞에 앉은 남자의 강철 같은 의지뿐만 아니라 쉽게 상처 낼 수 없는 결단력을 알아차렸다. 무엇보다 코시모 데 메디치는 자기 아버지와 같은 고귀한 기질을 물려받은 게 분명했다. — p.102
흑사병이 소리 없는 지옥의 개들처럼 피렌체를 공격했다. 남자와 여자, 어린이들을 위험에 빠뜨렸고 그들 몸을 괴롭혔다. 사지를 절단 내고 도시를 공포에 빠뜨렸으며 타락을 부추겼다. 귀족 집안은 전염병을 피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고 거의가 다 시골에 있는 별장으로 피신했다. 전염병은 믿기 어려운 속도로 번져나갔는데 9월의 열풍과 치명적인 무더위 때문에 가속도가 붙었다.
피렌체는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주민들 수가 급격히 줄었다.
성당 작업은 인부들이 죽어나가는 가운데 느리게 진행되었다. 거리는 뚜껑 없는 하수도로 변해버렸고 시민들이 끝없이 노력해도 전염병의 해결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산 풀리나리 광장은 한밤의 눅눅한 공기 속에 가라앉은 듯이 보였다.
세상이 지옥으로 바뀌었는데도 광장에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코시모는 광장 가장자리로 가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염병으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지만 사람들은 유령처럼 돌아다녔다. 매춘부들은 평상시보다 더 자신 있게 거리를 오가는 것 같았다.
시체를 매장하는 남자들 몇 명이 수레에 시신을 싣고 있었다. 화로에서 타오르는 불길이 널름거리며 주위를 붉은빛으로 환히 밝혔다. 시신들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더미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고 눅눅한 공기 때문에 일반 시신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보다 한층 강한 악취가 풍겼다. — pp.114-115
- 제2권
“지금 나리를 뵙듯 제 눈으로 똑똑히 보았습니다. 피렌체 전체가, 눈길을 주고받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냈습니다.”
맞다! 로렌초 데 메디치가 루크레치아 도나티를 사랑한다는 건 이제 비밀도 아니었다. 그리고 부적절하게 끝날지라도 비난할 만한 일은 아니었다. 어쨌든 노골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었다. 외삼촌도 물론 그런 문제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교황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롭지도 않았고, 눈길을 주고받았다고 파문을 하기에는 너무 부족했다. 그리고 정략결혼은 관습이어서 로렌초가 루크레치아 도나티에게 마음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사랑을 품은 건 아무 의미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피렌체 사람들은 완전히 부적절한 그 관계를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빌어먹을 피렌체 놈들, 리아리오가 생각했다.
“또 뭘 봤나?”
“피렌체를 봤습니다, 나리.”
리아리오가 놀라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피렌체라니?”
“피렌체는 그 남자를 존경하고 있습니다.”
“정말인가?”
“인정하기 유감스럽지만 그렇습니다.” —26~27쪽
레오나르도는 2월 아침의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셨다. 긴 금발 머리가 바람에 헝클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갈색의 들판을 바라보았다. 들판을 뒤덮은 서리가 얇은 금속판처럼 무지개 색으로 빛났다. 자연에는 특별한 힘이 있어서 그것을 목격할 때마다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레오나르도는 자신이 한없이 작고 무의미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 때면 매일 세상이 그에게 선물해주는 이런 광경을 보며 경이로움과 감사함을 경험하곤 했다.
하지만 인간은 이 모든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 이제 레오나르도 자신도 전쟁과 무분별하고 잔인한 복수를 위해 일하는 중이었다. 인간들이 수치스러운 목적, 그러니까 권력을 쥐고 영토를 정복하려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주고받는 복수를 위해서 말이다.
오로지 목적만을 위해 타인의 자유를 부인하는 일이 만연했다.
수치스러운 일이었다. 이 때문에 레오나르도는 로렌초를 위해 일하기로 결심했다. 로렌초의 눈빛은 총명했다. 일면 고집스러운 구석도 있지만 폭군이나 전쟁에 미친 군주의 눈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아차렸다. —37~38쪽
레오나르도는 뛰어나지만 뭐라 정의하기 힘든 젊은이였다. 어떤 범주에도 속하지 않았는데 어떤 의미에서는 공기나 하늘에 속한 것 같기도 했다. 그는 인생을 관찰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가
보기에 개인적인 성공에 대한 갈망은 패러디나 조악한 희극 따위와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결코 인간의 광기에 굴복되지 않고 관조되어 마땅한 완벽한 실재를 오염시키기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게는 금지된 듯이 보이는 일을 그가 해내는지도 몰랐다. 로렌초는 건축과 공학에서 레오나르도가 거둔 성공과 그가 최초로 나는 기계(그런데 인간이 나는 게 가능할까?)나 방어용 도구를 제작할 때 사용한 특별한 해법들을 여러 차례 칭찬했다.
레오나르도가 주의 깊게 루크레치아를 보았다. 정말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하지만 그가 깊은 인상을 받은 이유는 비단 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는 루크레치아에게서 자유분방한 정신, 귀족 작위나 혈통에서 기인한 게 아니라 내면의 대담하고 야성적인 천성에서 나올 법한 품위를 읽어냈다. 바로 그런 이유로, 또 가볍고 소박한 가무라의 파란색을 이용해서 그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요소를 대비시키고 충돌시켜 볼 생각이었다. 공간에 넓게 퍼지는 빛을 통해 이성과 감정이라는 대립하는 두 요소를 조화롭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레오나르도는 이런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화폭에 나타나는 이미지를 보자 흡족했다. —73~74쪽
“시기상조인 것 같기도 하고 무례해 보일 수도 있지만 오늘 저희가 이곳에 온 이유는 선친과 조부의 영광을 물려받으시라고 부탁하기 위해서입니다. 군주님이 원하시든 아니든 군주님은 피렌체 그 자체시니까요.”
로렌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손을 모은 채 벽난로를 뚫어지게 보았다. 이렇게 때가 된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개인적인 것을 죄다 한쪽으로 밀어두고 도시와 권력과 정치에 몸을 바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는 솔직히 이날을 예상하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가 클라리체와의 결혼식 전날 분명하게 예고를 했고, 어떤 의미에서 보면 그는 그 임무를 위해 교육받고 성장해왔다. 이미 몇 년 전 그에게 맡겨진 일종의 사명과도 같았다. 그러한 사실을 인지한다고 해서 그 사명이 덜 힘들고 덜 어려워지지는 않았다. 물론 자유를 모두 포기하며 그것을 받아들이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 길로 들어선 순간 다시는 되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았으니까. 그를 영원히 다른 사람으로 만들 길이었다.
그런 독배를 들 의향이 자신에게 있을까? 전혀 확신이 없었다. —82~83쪽
- 제3권
왕의 말이 맞았다. 지금까지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한 자신이 어리석었다. 카테리나는 앙리를 손아귀에 넣고 제 마음대로 휘두르는 음탕한 디안 드 푸아티에에게만 신경을 썼다. 하지만 문제는 훨씬 단순하고 구체적이었다.
그녀의 남편이 계속 적의 침실에 머문다면 그녀가 자식을 낳기는 거의 불가능할지도 몰랐다.
여러 차례 그녀를 높이 평가하고 아끼고 있음을 보여준 호의적인 왕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명예보다는 안전한 위치를 차지하는 데 빨리 신경을 써야만 한다. 자식은 그녀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데 이용할 수 있었다. 그녀의 독특한 성격과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미 불안정했던 그녀의 위치는 절망적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지만 몹시 위태로워지고 있었다. 세바스티아노 디 몬테쿠콜리라는 자의 헛소리 같은 주장 때문에 의심을 받는데다가 왕좌에 대한 야심이 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었던 것이다.
두 번째 의혹은 사실 카테리나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지만 분명 궁정인과 귀족, 관리들은 그녀를 다른 눈으로 볼 게 분명했다.
불을 보듯 빤하지 않은가! 그녀와 앙리 말고 프랑수아의 죽음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런 잔인한 사건 후에 프랑스의 왕위 계승자가 되고 훗날 왕이 될 사람이 누구일까?
카테리나는 그런 생각을 하자 초조해졌다.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만 했다. 남편에게 겁을 주어서는 절대 임신을 할 수 없을 게 틀림없었다.
그건 안 된다! 질투와 부패가 만연한 궁정에서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한 결과를 얻으려면 그보다 더 섬세하고 영리한 방법을 찾아야 했다. —53~54쪽
“프랑스에는 이 책을 토대로 우주에 대한 비전을 발전시키고, 자연이 어떻게 자신의 법칙을 통해 인간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예측하는 남자가 있답니다.”
“전 누구인지 모르겠는데요.” 안티노리 부인이 작게 말했다.
“당연합니다. 그 남자가 천재이긴 한데,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서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하니까요. 그렇기는 하나 이 주제에 대한 내 관심 때문에, 그와 같은 사람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어요. 부인, 이 때문에 당신에게 부탁드리는데 그 남자를 찾아서 내게 데려와줘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상관이 없어요. 만약 그 남자가 세상 끝까지 도망을 쳐서 숨는다 해도 괜찮아요. 당신은 그저 내 편지를 전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궁으로 와서 나에게 그의 지식과 충고를 아낌없이 준다면 그를 보호해주겠다는 내용의 편지예요. 내 말 이해했나요?”
안티노리 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그 남자 이름이 뭐죠?” 이제 두려워할 게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안티노리 부인은 아까보다 훨씬 자신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 이름은 아주 쉬워요. 미셸 드 노스트르담이랍니다. 아마 유대인 혈통이라는 것을 감추려고 그의 부친이 지은 이름 같아요. 그렇지만 난 그의 혈통에는 별 관심이 없어요.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아예 관심이 없다고 할까요. 중요한 것은 내가 들은 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그 남자가 인생의 틀을 기적같이 만들고 형태를 다듬을 수 있다는 소문 말이죠. 안티노리 부인, 이런 이유로 꼭 내가 말한 대로 해주길 바라는 거예요. 그래야만 그렇게 특별한 사람, 어떤 의미에서는 유일한 사람을 찾을 수 있으니까요. 그 사람을 찾을 때까지 돌아오면 안 돼요. 그렇지만 내가 아는 당신이라면, 그를 만나고자 하는 여자가 평범한 여자가 아니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그 남자를 설득해서 이곳으로 데려올 방법을 틀림없이 알고 있을 거예요.” —58~59쪽
“들어보게, 폴리냐크.” 왕이 말을 이었다. “궁정에 내가 특별히 아끼는 사람이 있네. 내가 친자식처럼 사랑하는 아이라네. 자식만큼은 아니라도 말이야, 명심하게. 믿기 어려우리만큼 똑똑하고 사랑스럽다는 건 인정하지만 그 애는 궁정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네.”
“왕세자비 말씀이십니까, 폐하? 카테리나 왕세자비마마?”
“폴리냐크, 내가 이래서 자네를 아끼고 한없이 존경한다네. 내가 하려는 말이 뭔지 금방 파악해서 내가 어리석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렇다네. 지금 내가 말하는 이는 며느리 카테리나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강조하기라도 하듯 왕이 한숨을 쉬었다. “들어보게, 폴리냐크, 그 애는 부당한 대접을 받으며 힘들어 한다네. 어느 누구도 그 애가 메디치 가문 출신이라는 이유로 그 애를 비난할 수 없어. 누구보다 내가 지식과 예술을 무한히 사랑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사실 카테리나의 선조들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산치오, 도나텔로, 미켈란젤로 같은 천재들을 키워낸 후원자들이었다네. 그 선조들을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고 우리에게 피렌체를 남겨준 그들에게 감사하지 않는 사람은 미치광이일뿐이야. 물론 그 아이가 내게 몇 가지 근심거리를 안겨준 것도 사실이지만, 누구 하나 그 애를 도와주려 하지 않는 것도 부인하지 못할 사실이라네. 그래서 폴리냐크, 내가 자네에게 어떤 임무를 맡기려고 하는데….” —104~105쪽

○ 출판사 서평
- 역사를 바꾼 불멸의 가문
메디치가는 도나텔로, 기베르티, 미켈란젤로 등의 수많은 예술가들을 후원하여 문예부흥을 주도하고 피렌체에서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가 꽃을 피울 수 있게 한 가문이다. 따라서 메디치가 없이는 르네상스 시대도 없었다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한 시대를 뒤흔든 가문의 주요 인물이자 <권력의 가문 메디치> 삼부작의 주인공인 코시모, 로렌초, 카테리나는 현대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들이 메디치가의 일원으로서 유럽에 끼친 영향이 다대하기도 하거니와 거대한 권력을 좌지우지했던 사람들 특유의 불가해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이 한 도시, 한 나라를 다스릴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권력의 가문 메디치>는 피비린내 나는 꽃의 도시 피렌체에서 펼쳐지는 음모와 배신, 사랑과 같은 인간 드라마를 그리면서 이 매력적인 세 주인공의 통찰력, 리더십, 처세술에 대해 파헤친다.
메디치가의 이야기는 아직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았다
저자 마테오 스트루쿨은 이 삼부작을 쓰기 위해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피렌체사》에서부터 펜싱 교본까지 다양한 자료들을 섭렵했다. 약 2년간의 이러한 철저한 자료조사와 그에게 다대한 영감을 준 뒤마의 작품들로 인해, 이 삼부작은 지적인 역사소설이면서 뒤마의 작품과 같은 속도감 있는 모험소설의 결을 띠게 되었다. 그리고 저자가 피렌체와 파리를 면밀히 탐방 조사하여 작품의 생동감과 정교함이 더욱 크게 향상되었다. 메디치가에 대한 소설이 별로 없는 작금의 상황에서 이런 질 높은 작품이 나왔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메디치가의 훌륭한 장점들을 쉽고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는 점에서도 매우 가치가 높다.
코시모가 등장하는 1권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에서는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코시모의 뛰어난 통찰력이 새로이 조명되고 있고, 로렌초가 등장하는 2권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는 그의 섬세한 리더십과 결단력을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 카테리나가 등장하는 3권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 파란만장한 궁정에서 살아남아 권력을 쥐었던 카테리나의 놀라운 처세술에 대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 문학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를 견인한 메디치가를 재발견하다
이 삼부작의 의의와 매력은 메디치가를 재발견했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논문과 자료들은 메디치가의 정치적 역량에 포커스를 맞춘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이 삼부작은 메디치가의 영광스러운 순간 이면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까지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위대한 자’로 불린 로렌초가 권력과 사랑,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 또, 30년간 사상 최악의 끔찍한 종교 전쟁이 벌어진 프랑스에서 카테리나가 권력을 잡고 유지하기 위해 온갖 상반된 인간관계를 겪어내는 모습은 어떠한가. 이처럼 이 삼부작은 메디치가의 인물들을 생생히 되살려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고찰 또한 담고 있다. 권력과 예술 중심으로 기술되던 메디치가에 대한 묘사에서 한 발짝 더 인간 중심적으로 나아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묘사와 정교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재해석된 500년 전 메디치가 이야기는 이탈리아에서 200여 곳 서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전국적으로 50만 부나 판매되었을 정도로 열띤 호응을 얻었다. 이 작품은 뛰어난 통찰력, 리더십, 처세술에 대한 모범적인 교과서일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인간적인 고뇌까지 아우르고 있는 호소력 짙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전투란 싸우기 전에 일찌감치 승패가 정해진다”
1권 《피렌체의 새로운 통치자》는 아름답지만 독이 피어나는 도시, 피렌체의 국부라 불렸던 코시모 데 메디치의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메디치가가 지원한, 피렌체의 심장인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의 돔 공사가 진행되는 와중 코시모의 아버지가 사망한다. 그런데 코시모와 동생 로렌초는 어쩌면 아버지가 독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발견하고, 로렌초는 실마리를 잡기 위해 조사를 시작하다가 불길하리만치 아름다운 향수장수 라우라와 맞닥뜨린다. 한편 피렌체의 귀족이자 메디치가의 정적인 리날도 델리 알비치는 코시모를 사형시키기 위하여 정치 공작을 펼친다. 과연 코시모는 이 음모를 벗어날 묘책을 짜낼 수 있을까? 라우라와 리날도를 비롯한 적들의 공격은 어떤 수로 물리칠까? 그리고 무시무시한 흑사병이 피렌체 시내를 까맣게 뒤덮는 가운데 전설적인 건축가 브루넬레스키가 주도하는 돔 공사는 무사히 끝마칠 수 있을지. 코시모의 파란만장한 인생 속에서 그의 통찰력이 진정한 빛을 발한다!
- “그의 행운은 인간 마음의 본질을 깊이 있게 포착하는 능력에서 비롯되었다”
2권 《피렌체를 사로잡은 남자》에서는 피렌체 민중의 마음을 사로잡아 자신의 편으로 만든 천재 지략가 로렌초가 나온다. 자신의 저택을 시민들에게 개방하여 그들의 삶에 대한 호소와 목소리를 들으려 했던 로렌초는 개인적으로는 무척 불행한 상태에 있다. 정략결혼으로 인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연인 루크레치아와 멀어져 있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동성애 혐의로 재판에 서게 된다. 과연 로렌초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구하고 정적인 파치 가문의 사악한 함정을 피할 수 있을까? 권력과 사랑, 우정으로 엉클어진 인간관계를 풀 수 있을까? 만인에게 사랑받는 남자, 로렌초에게 먹구름이 서서히 다가오고 피렌체는 피의 축제에 물들기 시작한다.
- “사람들은 그녀를 이단자, 악마의 숭배자, 부패를 일삼는 여자, 살인자로 묘사했다”
3권 《프랑스를 지배한 여인》에서 프랑스 왕가로 시집간 카테리나 데 메디치는 달리 의지할 곳이 없는 고립무원 상태에 놓여 있다. 남편이 애첩 디안에게 빠져 그녀의 마음대로 놀아나고 있는 것이다. 카테리나가 미래의 왕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아이를 갖는 것뿐. 그래서 카테리나는 미지의 수상한 점성술사 노스트라다무스를 애타게 찾는데…. 과연 노스트라다무스는 어떤 해결책과 미래를 내다보는 예언을 제시해줄 수 있을까? 그리고 가톨릭과 신교로 나뉘어 처절하게 싸우는 종교 전쟁 속에서 카테리나는 어떤 무시무시한 결단을 내리게 될까? 배척받는 이방인의 몸으로 프랑스 최고 권력을 거머쥔 카테리나의 처세술과 그녀가 물려받은 메디치가의 문화유산을 엿볼 수 있다!
○ 추천평
“마테오 스트루쿨의 글은 진실하고 살아있으며 활력에 넘친다. 스릴러 소설처럼 함정들이 곳곳에 숨어 있으며 역사적-서사적으로 단단한 토대 위에서 진행되는 사실적인 대화들이 넘치는 소설이다.” – 니콜라이 릴린 (라 스탐파)
“마테오 스트루쿨이 붐을 일으켰다. 역사소설 메디치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었다.” – 일 베네르디
“아주 중요한 가문의 역사이며 음모와 배신의 역사이다. 그러나 이탈리아가 세계의 중심에 있고 전 유럽에서 아름다움의 모범이 되었던, 르네상스라는 문화혁명의 시기를 다루는 소설이기도 하다.” – 라 레푸불리카
“카테리나 데 메디치 같은 인물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려면 큰 용기가 필요하다. 마테오 스트루쿨에게는 그런 용기가 있다.” – 일 코리에레 델라 세라
“마테오 스트루쿨은 이탈리아 스릴러 작가 중 가장 유망한 신예작가이다. 그의 소설을 꼭 읽어야 한다.” – 조 R. 랜스데일
“마테오 스트루쿨의 이야기는 민중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의 정수를 보여준다. 행동과 감동을 우선하며 각 장면마다 독특한 인물들이 활동한다.” – 라 레푸블라카
“마테오 스트루쿨의 소설을 읽으며 아드레날린이 한없이 분출된다.” – 일 조르날레
“마테오 스트루쿨은 매혹적인 플롯의 글을 쓰며 역사적 상황을 세심하게 재현해서 한층 사실적으로 표현한다.” – 일 파노라마
“마테오 스트루쿨은 액션과 모험과 서스펜스를 완벽하게 결합시켜 역사소설 장르의 진정한 거장임을 확인시켰다.” – 일 마니페스토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