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유디트 • 헤롯과 마리암네
프리드리히 헤벨 / 문학과지성사 / 2011.10.14

성서와 역사, 신화 속 이야기를 특유의 작가적 재능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프리드리히 헤벨 (1813~1863)의 대표작 두 편이 ‘대산세계문학총서’ 105권으로 선보인다.
이번에 소개되는 두 작품 ‘유디트’와 ‘헤롯과 마리암네’는 헤벨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그의 문학적 역량이 가장 탁월하게 발휘된 수작으로 꼽힌다.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목을 베어 이스라엘을 구한 대표적 ‘여전사’ 유디트. 헤벨은 고혹적이면서 위험하고 영민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파멸로 이끈 유디트를 성공적으로 형상화했다.
두번째 희곡 ‘헤롯과 마리암네’ 역시, 잘 알려진 성경 속 인물들을 호출하여 서사 속에 감춰졌던 인간 내면의 움직임을 새롭게 드러낸다.
○ 목차
유디트
헤롯과 마리암네
옮긴이 해설_인간의 물화와 비극
작가 연보
기획의 말

○ 저자소개 : 프리드리히 헤벨
1813년 3월 18일 독일 북부 홀슈타인 지방의 베셀부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미장이의 아들로 태어난다.
15살 때 교구 사무장 모어 밑에 들어가 22살 때까지 서기로 일한다. 이때 모어의 장서를 이용해 독학으로 교양을 쌓는다.
1831년, 아말리에 쇼페는 자신이 발행하는 잡지에 헤벨의 시를 싣는 것을 계기로 헤벨의 후원자가 된다.
1835년, 쇼페의 도움으로 함부르크로 이주해 뒤늦게 대학 공부를 준비하는 행운을 잡는다. 이 시기에 알게 된 8살 연상의 재단사 엘리제 렌징이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1836년, 헤벨은 하이델베르크대학에 입학해서 법학을 공부하기 시작하지만 곧 법학이 적성에 맞지 않다는 것을 인식한다. 한 학기 뒤에는 거처를 뮌헨으로 옮겨 독학으로 폭넓은 교양을 쌓으면서 그리스 비극, 실러 등 위대한 비극 작품들의 공부에 열중한다. 엘리제가 돈을 더 대주지 못하게 되자 그는 1839년 함부르크로 돌아간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창작이 이루어진다. 1840년 6월, 최초의 비극 <유디트>가 베를린에서 초연되어 성공을 거둔다. 이듬해에는 <게노베바>를 완성하고 1842년에는 최초의 시집을 발간한다.
1842년 말, 헤벨은 분위기를 전환하고 적당한 일자리를 알아보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간다. 일자리는 얻지 못하나 당시 헤벨이 살던 지역의 군주인 덴마크 왕으로부터 2년간 여행 장학금을 받는다. 함부르크로 돌아와 희곡에 관한 견해를 피력한 <희곡에 관한 나의 견해>를 쓰고 <게노베바>를 출간한 후 견문을 넓히고 예술에 관한 지식을 심화시키기 위해 파리로 여행한다. 거기서 하이네를 만나 교류한다. 아들의 사망으로 인한 엘리제의 고통을 고려하여 정식으로 혼인할 생각도 하나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등 어려운 상황에서 <마리아 마그달레나>를 탈고한다.
1844년, <희곡에 관한 나의 견해>를 보완한 것을 에를랑겐대학에 제출하여 박사학위 논문으로 인정받는다. 그는 파리를 떠나 이탈리아로 가서 여행하다가 1845년 돈이 떨어져서 함부르크로 돌아가는 길에 빈에 들른다. 저명한 극작가 그릴파르처 등을 만나고 정착 가능성을 타진하나 쉽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돌아가려고 하다가, 그를 작가로서 존경하고 환대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고 또 자신처럼 어려운 삶을 살았고 사생아를 나아 기르고 있는 국립극장의 전속 배우 크리스티네 엥하우스를 알게 되어 생각을 바꾼다. 그들은 이듬해 혼인한다. 이 행복한 결혼은 헤벨의 생애에서 결정적인 전기가 된다. 헤벨은 다시 창작 활동을 시작하여 잇달아 작품들을 발표한다. 이제 헤벨은 <마리아 마그달레나>의 분위기, 청년기에서 벗어나 대작으로 눈을 돌린다.
1848년 프랑스 2월혁명의 여파로 일어난 3월혁명의 와중에서, 군대가 빈을 포격하는 혼란 속에서 헤벨이 걸작이라고 생각하는 <헤로데스와 마리암네>(1848)가 태어난다.
헤벨이 마지막으로 완성한 대작 <니벨룽겐>은 <각질 피부를 가진 지크프리트>, <지크프리트의 죽음>, <크림힐트의 복수> 등으로 구성된 3부작으로 1855년 10월에 집필을 시작하나 다른 일 때문에 중단하다가 1859년에 다시 시작해 1860년 초에 탈고한다.
만년에 헤벨은 작가로서 명성을 얻고 그의 작품들이 여러 주요 극장에서 상연되는 영예를 누린다.
헤벨은 러시아 역사에서 소재를 얻어 집필을 시작한 비극 <데메트리우스>를 탈고하지 못하고 1863 12월 13일 빈에서 눈을 감는다.
– 역자: 김영목
연세대학교 독문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독일 학술교류처(DAAD) 장학생으로 독일 함부르크 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연극학을 수학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실러·헤벨·그라베·하웁트만 등의 독일 극작가와 비극론·유럽 연극론·역사 드라마기억과 망각 등에 관한 저서와 논문을 썼고, 크누트 히케티어의 『영화와 텔레비전 분석』, 브리타 슈바르츠의 『화내고 싶지 않아! 』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연세대와 한양대에서 각각 박사후 과정을 마쳤으며, 2011년 현재는 경기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 책 속으로
P.110-111
유디트 […] 첫 눈길이 펼쳐진 잠자리로 향했을 때 내게 아주 분명하게 드러났지. 난 저 끔찍한 자의 발아래 엎드려서는 날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신음하듯 절규했거든. 그자가 나의 영혼의 두려움에서 나오는 절규를 들어주었더라면, 난 절대로, 절대로 그를… 하지만 그의 대답은 결국 내 가슴을 풀어 헤치고 내 젖가슴을 칭찬해대는 거였지. 그자가 나에게 입을 맞추었을 때 난 그의 입술을 깨물었지. 그러자 그는 비웃듯이 “네 열정을 좀 누그러뜨려라. 너무 앞서가는군!”이라고 말하더군. 그러고는 […] 난 결국 나의 존엄성이 상실되면서 존재의 권리를 잃어버렸지. 내가 그의 칼로 내 잃어버린 존재의 권리를 다시 쟁취해야겠어! 날 위해 기도해다오! 지금 그 일을 하겠어! (그녀는 침실로 뛰어 들어가 칼을 잡으려고 손을 내민다.)
미르차 (무릎을 꿇는다.) 하느님, 그자를 깨워주소서!
P.124
아히오르 […] 이건 홀로페르네스의 머리요! (그는 유디트의 손을 잡는다.) 그자의 머리를 벤 손이 이 손이란 말이오? 여인이여, 당신을 쳐다보고 있으면 내 눈앞이 아찔해지는군요.
장로들 유디트가 우리 민족을 구했소! 그녀의 이름은 칭송될 것이오!
군중 (유디트 주위에 모여든다.) 유디트 만세!
유디트 그래요. 난 이 세상의 최초의 남자이자 최후의 남자를 죽였소. (한 사람에게) 당신이 평화롭게 양을 칠 수 있도록, (다른 사람을 향해) 또 당신이 양배추를 재배할 수 있도록, 그리고 (또 다른 사람에게) 당신이 생업에 종사하고 당신과 닮은 아이들을 생산할 수 있도록 그자를 살해했어요!
P.302-303
아론 마마께선 이 재판을 인정하지 않으시나요?
마리암네 여기서 난 상급 재판을 기대하오!
[…] 내 눈엔 지금 당신들이 거의 보이지 않소! 여러분들 뒤에
말없이 진지하게 날 바라보는 영혼들이 있기 때문이오.
그들은 바로 내 가문의 위대한 선조들이오.
난 사흘 밤 내내 이미 꿈에서 그들을 보았소.
이제 그들은 낮에도 나타납니다.
그리고 난 사자(死者)들이 날 위해 원무(圓舞)에서 앞장을 섰던 것이,
또 살아 숨 쉬던 것이 내게서 희미해지는 것이
무얼 뜻하는지 잘 알고 있소.
보아하니 전하가 앉은 저 옥좌 뒤에
유다 마카베오가 계시는 것 같군요. 영웅 중의 영웅인 그대여,
절 그리 암울하게 내려다보지 마세요.
당신께선 제게 만족하셔야 합니다!
P.329-330
헤롯 내 왕관에
하늘에서 빛나고 있는 별들이
모두 달려 있다면, 그것들을 마리암네에게 건네줄 텐데.
또 내가 하늘까지 갖게 된다면, 이 땅도 줄 텐데.
그래, 나 자신을 지금 이대로 산 채 매장한다면,
내가 그녀를 죽음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지.
내가 그리하고 싶건만! […]
하지만, 운명아, 만약 네놈이 단단한 발로 날 짓밟으면서
그 아이를 위해 길을 터준다고 믿는다면,
넌 크게 착각하고 있는 거다.
난 군인이다. 난 직접 네놈과 싸울 것이며
또 무덤에 누워서도 네 발꿈치를 물어뜯겠다!

○ 출판사 서평
- “난 이 세상 최초의 남자이자 최후의 남자를 죽였다!” : 성서와 신화를 비범하게 재창조한 독일 최고의 극작가 헤벨의 대표작!
성서와 역사, 신화 속 이야기를 특유의 작가적 재능으로 새롭게 구성하여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친 프리드리히 헤벨Friedrich Hebbel(1813~1863)의 대표작 두 편이 대산세계문학총서 105권으로 선보인다. 이번에 소개되는 두 작품 「유디트」와 「헤롯과 마리암네」는 헤벨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그의 문학적 역량이 가장 탁월하게 발휘된 수작으로 꼽힌다.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목을 베어 이스라엘을 구한 대표적 ‘여전사’ 유디트. 헤벨은 고혹적이면서 위험하고 영민하면서도 자기 자신을 파멸로 이끈 유디트를 성공적으로 형상화했다. 두번째 희곡 「헤롯과 마리암네」 역시, 잘 알려진 성경 속 인물들을 호출하여 서사 속에 감춰졌던 인간 내면의 움직임을 새롭게 드러낸다. 헤벨에게 역사는 항상 그때그때 현재의 표현이어야 한다. 그는 「유디트」의 서문에서 드라마란 그 생성의 시기, 즉 가장 진실한 현재에 대한 이해를 통해 상징화될 수 있을 때만 살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긴밀한 극의 구성, 시적인 언어, 세련된 문학적 장치 속에서 시.공간적으로 먼 역사의 인물들을 통해 독자는 현재 상황에 대해 좀더 객관적으로 비판적 성찰을 하게 될 것이다.
- 증오와 사랑은 뒤섞인다 : 위대한 정신을 지닌 男과 女의 충돌과 사랑_「유디트」
성서 속의 인물 유디트는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여 살해하고는 그의 수급(首級)을 자루에 넣고 귀환하여, 사흘 동안 온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환호하면서 기뻐하는 여전사로 등장한다. 헤벨은 어려서부터 매일 저녁 부모님에게 성서를 읽어주곤 했는데, 성서의 이야기들은 그가 다루기에 가장 익숙하고 친밀한 소재이기도 했다. 그러나 헤벨은 구약성서 외경에 짧게 등장하는 유디트의 모습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하여 그는 자신의 작품에서 유디트를,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죽이기 위해 접근하지만, 그의 남성다움과 용맹함에 이끌려 사랑하게 되고, 그리하여 신적인 사명감과 인간적인 욕망 사이에서 내적으로 파멸하는 여주인공으로 새롭게 재구성한다.
헤벨은 이 작품에서 유디트를 처녀이자 과부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설정해 등장시킨다. 작품의 무대가 되고 있는 이스라엘의 베툴리엔 시(市)는 이교도의 나라 아시리아의 총사령관 홀로페르네스의 군에 의해 포위당한 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스라엘의 모든 남성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자존심 강한 여성 유디트는 신의 뜻을 대행하려는 사명감에 스스로 적진에 뛰어들어 홀로페르네스를 제거하기로 결심한다. 홀로페르네스는 그녀의 빼어난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그녀를 정신적, 육체적으로 소유하려 한다.
유디트는 적장에 대한 적개심과 그의 오만한 태도에 대한 증오를 금할 수 없으면서도, 그 영웅의 남성다움과 대담성에 무의식적으로 이끌린다. 유디트는 자신이 사명감에 의해 그에게 몸을 허락한 것인지, 한 여성으로서 위대한 남성에게 끌려 몸을 허락한 것인지,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홀로페르네스는 유디트를 단순히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 수단으로 취급하고 순결을 빼앗은 다음 잠들어버린다. 수치와 분노, 그리고 절망 속에서, 유디트는 잠든 영웅, 그녀 자신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세상의 최초의 남자이자 최후의 남자”(124쪽)의 목을 벤다.
마침내 유디트는 위기에 빠진 민족을 구원하기는 하나 자신을 성녀(聖女)로 우러러 받드는 백성들의 환호를 뒤로하고 정신적으로 파멸한다. 행여 임신을 한다면 태어날 자식이 아버지의 복수로 어머니를 살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녀는 환호하는 백성들에게 요구한다. 자신이 만약 아이를 탐내게 되면 자신을 죽여달라고!
유디트는 애초에 애국적 사명감에서 홀로페르네스를 죽이려고 했으나, 결의를 행하는 과정에서는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한 개인적 복수로서 그 범행을 완수한다. 결정적인 순간에는 대의보다 그녀의 인간성이 그녀를 도발하는 것이다. 이로써 그녀가 홀로페르네스라는 독재자를 살해한 행위는 결국 신이나 민족의 뜻에서 벗어나 아주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것이 된다.

- 영혼은 존엄하기에 불멸(不滅)한다 : 사랑을 죽음으로 맞바꾼 ‘피의 명령’_「헤롯과 마리암네」
「헤롯과 마리암네」는 「유디트」와 마찬가지로 고전극 형식의 5막 역사 비극이다. 유대인 출신 로마 역사학자 플라비우스 요세푸스Flavius Josephus(37~100)의 역사서 『유대 고대사Antiquitates Judaicae』와 『유대 전쟁사Bellum Judaicum』의 내용을 차용했다. 하지만 원전 속 모델들과는 다르게, 헤벨의 극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좀더 입체적, 자발적이다. 또한 여기서도 남성과 여성은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인물들로 대립하고 있다.
헤롯 왕과 마리암네 왕비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이다. 로마 황제가 헤롯의 충성심을 시험해보고자 헤롯을 로마로 소환하자, 헤롯 왕은 만일 자기가 로마에서 죽게 되면 아내 마리암네도 독살하도록 비밀 명령을 내려놓고 떠난다. 헤롯은 왕좌가 위태롭자 처남이자 정적인 아리스토볼루스를 죽인 바 있는데, 로마 치하에서 유대인의 해방 전쟁을 주도한 마카베오가(家)의 여인이자 아리스토볼루스의 누이라는 자부심으로 살고 있는 마리암네에게 간접적으로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더더욱 아내를 믿지 못한다.
그러나 왕을 사랑한 마리암네는 왕의 명령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인 의지로 왕이 죽을 경우 자신도 그를 따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하지만 왕의 충격적 조처를 알게 되면서 왕이 자신을 한낱 소유물로 여기는 것에 분개한다. 처음 ‘피의 명령’을 알게 됐을 때 마리암네는 헤롯에 대한 사랑으로 그를 용서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헤롯은 또다시 출정하면서 심복에게 자신이 전쟁에서 죽게 되면 아내를 죽이라는 이른바 ‘피의 명령’을 반복하고, 마리암네는 이에 좌절한다. 마리암네 왕비는 헤롯이 무사히 되돌아오자 의도적으로 충실치 않았던 것처럼 연출하고는, 그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간청한다. 처형 직전, 마리암네는 남편 헤롯에 대한 자신의 의도를 다음과 같이 밝힌다. “당신은 당신이 바라본 아내를 죽이고/죽음을 통해서야 비로소 나의 참모습을 보길 바랍니다!”(315쪽) 무덤까지 같이하고 싶을 정도였던 헤롯의 사랑은 왜 끔찍한 살인 명령으로 표출되었을까? 헤롯 왕은 그녀를 처형하고 나서야 그녀가 정숙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절망한다.
인간이 한낱 소유 대상으로 격하되고 물화(物化)되는 것에 직접적, 능동적으로 복수하는 유디트와 달리, 마리암네는 ‘연기’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정교하게’ 자신의 인격을 지키는 여주인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극의 인물들은 신(神) 혹은 대의(大義)에 의해 인도되지만 결국 버림받거나 파멸에 이른다. 헤벨은 이러한 과정을 묘사하면서 개인의 실존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냈을 뿐만 아니라, 인간(특히 남녀 성별 간의)의 대립과 문제의식을 선명하게 극화한다.
- “인간상(人間像)에 경외심을!”_헤벨 : 마음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신과 닮은 모습’에 눈뜨다
“인간을 단순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것이 가장 사악한 죄”라고 작가 자신이 말했듯, 헤벨은 무엇으로도 교환.대체될 수 없는 인간의 존엄성과 품위를 표현하는 데 집요하게 천착했다. 그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주요 비극 작품들뿐만 아니라, 28년 동안 계속되어온, ‘최상의 문학사적 기념비’이자 가장 충격적인 ‘삶의 고백’으로 평가받는 그의 일기와 여타 이론적인 글들에서도 자주 거론된다.
헤벨은 당대에서 먼 시간과 공간의 설정을 빌려와, 사람들에게 ‘친숙한’ 소재를 ‘친숙하지 않게’ 만들면서 더욱 효과적으로 독자들의 문제의식을 도발할 수 있었다. 다시 말해, 관객 내지 독자는 이미 익숙한 소재를 익숙하지 않은 듯 느끼면서 다시 한 번 객관적으로 성찰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나 문학적 주제를 구현하는 데 여성 인물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에 프리드리히 헤벨은 ‘여성의 작가’라고 불리기도 한다. 유디트는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회복하기 위해 홀로페르네스를 죽여야만 하고, 마리암네는 훼손된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의연히 죽음의 길을 간다.
이 위대하고 존엄한 여성들을 통해, 독자들 역시 마음속 깊이 자리한 우리의, 인간의 “신과 닮은 모습”에 눈뜨게 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