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제6의 멸종 (The Sixth Extinction)
리처드 리키, 로저 르윈 / 세종서적 / 1996.11.1

다세포 생물이 지구상에 처음 나타난 캄브리아기 이래 오늘날까지 5억여 년의 진화기 과정 중에 생태계에는 다섯 차례의 대량 멸종 사태가 발생했으며, 한 번의 멸종 사태가 있을 때마다 곧 생물상의 전면적인 변화가 있었다. 생명의 역사는 진화의 법칙에 따른다는 다윈의 진화론을 공박하며 인류 문명이 불러올 ‘제6의 멸종’을 경고하는 책. 이 책을 통해 인간의 환경 파괴가 어디까지 왔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오리진>의 두필자가 다시 손잡고 쓴 <제6의 멸종> (황현숙옮김, 세종서적펴냄)은 일종의 경고장이다. 다세포 생물이 처음 나타난 캄브리아기부터 오늘날까지 5억여 년의 진화기 사이에 일어났던 다섯 차례의 대량멸종 (절멸) 사태를 되돌아본 두 사람은 현재진행중인 여섯 번째 “절멸”을 예고한다. 해마다 지구상에서 생물 3만 종씩이 사람들 손에 의해 사라지고 있는 현재의 상태가 계속된다면, 그 여파는자연스럽게 바로 그 생물계의 일원인 인간, 즉 우리에게로 돌아온다는 것이다.
○ 저자소개 : 리처드 리키, 로저 르윈

– 저자 : 리차드 리키
1944년 출생한 인류학자. 1984년 발견한 호모 에렉투스 화석으로 인류 진화사를 새롭게 썼다. 케냐 야생청 감독관으로 일하며 자연 보호 운동과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제6의 멸종>, <오리진> 등이 있다.
– 저자: 로저 르윈
로저 르윈은 영국 리버풀대학에서 생화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저명한 과학 저널리스트 겸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1977 년 리처드 리키와 함께 ‘오리진’을
공동 집필해으며, 이외에도 과학계의 명저로 손꼽히는 ‘논쟁의 원인 Bones of contention’과 ‘컴플렉시티’등 많은 책을 저술했다.
특히 런던 왕립협회에서는 그의 책 ‘논쟁의 원인’을 1988년 영국에서 출판된 가장 훌륭한 과학 저서로 선정하기도 했다.
– 역자: 황현숙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했다. 과학세대의 기획 위원으로 과학도서의 기획 및 번역에 참여했다. 옮긴책으로 <인간 게놈 프로젝트>, <생명의 다양성>, <생명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그러나 애초부터 고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생물 위기가 단순한 생물 흐름의 중단 이상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왜냐 하면 매 사건 때마다 생태 군집의 특성이 변했고, 더러는 그 변화가 아주 극적이었기 때문이다(이것이 바로 퀴비에가 ‘새로운 창조의 물결에 의한 결과’로 설명한 내용이었다). 물론 이러한 변동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1억 4천만년에 걸친 공룡의 육상 지배를 종결지은 6천 5백만년 전 백악기 말의 사건이었다.
바로 이어지는 신생대에서는 포유류가 공룡의 뒤를 이어 육지의 지배적인 척추 동물이 되었다. 이와 비슷한 예로 폐름기의 대멸종은 약 8천만년 동안 육상 생물을 지배했던 포유류형 파충류에 거의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그들은 결코 회복되지 못했고 공룡이 이내 그들의 자리를 계승했다. 대량 멸종마다 똑같은 양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것은 육상과 해양 생물계에서의 자세한 변화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다. 고생물학은 이제 그것을 탐구해야 한다. 멸종의 형태는 우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 p.62

○ 출판사 서평
- 우리 시대의 멸종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오리진’의 저자의 리처드 리키와 로저 르윈, 아프리카 대평원, 널부러진 코끼리 시체와 불타는 상아, 대멸종 이 정도의 단어 나열만으로도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가 느껴진다. 그리고 그 느낌은 한편의 서정적인(?) 묵시록으로 확인된다.
이 채 ‘제 6의 멸종 The Sixth Extinction’은 뚜렷한 주제와 분명한 의도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생물의 과거와 인류의 기원에 관한 글로 친숙한 리키와 르윈이 여기서는 종말의 조짐이 보이는 생물의 가까운 미래에 대해 통찰력 있는 견해를 펼치고 있다.
지구상의 장구한 생물 역사를 통틀어 일찍이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고, 마지막 6천5백만 년 전의, 백악기 대멸종에서는 모든 공룡 종이 놀랍도록 짧은 기간에 사라졌다. 이들 대멸종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파멸적이어서 한순간의 지질 연대에 최소한 전체 생물 종의 65%가 사라졌으며, 심지어 페름기의 대멸종에서는 무려 전체 종의 95%가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이러한 멸종의 원인이 무엇인가는 아직 뜨거운 논쟁 거리로 남아 있지만 그 패턴만큼은 두드러지게 일관된다.
예컨대 중생대 지상의 왕자였던 공룡은 왜 멸종했는가? 이 주제는 너무나 자주 들먹여져 해답이 나오기도 전에 다 닳아빠져버린 느낌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6천5백만 년이라는 어마어마한 시간 저편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그토록 연연해 하는가? 한때 공룡이 육상을 지배했고 무슨 이유에선가 깡그리 멸종했다. 자, 그러면 된 것이 아닌가. 굳이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가 확인할 수도 없는 일을 두고 시끄럽게 왈가왈부할 필요가 뭐가 있는가. 어쨌든 그들은 사라졌고 지금은 진화의 최고 정점에 있는 인간의 시대인 것을. 문제는 공룡이 보다 월등한, 말하자면 뛰어난 유전자를 가진 후계자에게 왕위를 계승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들은 당시 가장 잘 적응한 적자 생존의 표본이었고 어느 누구로부터도 그 자리를 위협받지 않았다. 지금의 우리들처럼 말이다. 그들의 왕국을 무너뜨린 것은 같은 진화 경주에 나선 경쟁자들이 아니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파충류의 뒤를 이어 오늘날의 위대한 인간 시대를 있게 한 포유류가 아니었다. 공룡과 함께 수많은 생물 종을 절멸시킨 백악기 대멸종의 원인은 바로 우연한 사건 (그것이 기후 변화든, 소행성 충돌이든, 화산 폭발이든 간에)이었다.
포유류가 1억 4천만 년 동안 지구의 지배자로 군림했던 공룡보다 특별히 영리하거나 환경에 더 잘 적응했기 때문에 생존 대열에 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쥐처럼 볼품없이 작았던 포유류의 조상은 무려 1억 년 동안이나 공룡의 눈치를 살피면서 숨어 살아야 했던 야행성 동물이었다. 만일 소행성이 지구를 비껴가서 공룡의 절별이 아예 없었더라면 과연 포유류의 전성 시대가 개막되었을까? 그렇다면 인류의 탄생은? 르윈의 직관처럼 생태계의 평형에는 카오스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저자들은 생물 역사의 긴 흐름에서 아주 잠깐, 그것도 우연의 산물로서 우리 인간이 위치하고 있음을 통렬히 일깨워준다. 나아가 과학적 증거에 근거한 명확한 논리로 여섯 번째 대멸종이 현재 진행 중임을 경고하고, 대량 멸종이라는 생물 위기의 잠재적인 동인으로 우리 자신을 고발한다. 매년 적어도 3만 종이라는 엄청난 숫자가 사람이 원인이 되어 사라지고 있으며 이 비율은 놀랍도록 정확히 다른 다섯 차례의 대멸종에 필적한다.
실제로 에드워드 윌슨은 우리 인간을 가리켜 ‘환경의 비정상적인 암’이라고 하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다. 만일 우리가 우리의 탐욕스런 행동이 가져올 파괴적인 결과를 깨닫지 못한다면 암으로 인한 환경의 뜻하지 않은 취약성으로 호모 사피엔스 종도 다른 희생자들의 뒤를 이을 것이 분명하다.
‘우리 시대의 멸종’은 무슨 소설 제목이 아니다.
인간의 활동이 종의 절멸을 가져올 때마다 우리 각자는 유일한 생물의 일부를 영구 소멸시킨 책임을 조금씩 나눠갖게 된다. 그리고 여섯 번째 대멸종의 혐의자인 호모 사피엔스 역시 그 멸종의 희생자가 될지도 모른다. 독불장군이란 없는 것이다. 어쨌든 이 책에서 일관하고 있는 주제는 다분히 협박에 가까운 경고성 발언들이다. 하지만 뜻밖에도 지구의 지나온 역사와 그 미래, 또한 그 속에서 활약했던 모든 생물의 도도한 흐름을 꿰뚫고 있다는 점에서는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만일 독자 여러분이 이 책을 읽고 미약하나마 그런 소감을 느낀다면 번역의 모자람에 대한 아쉬움과 부끄러움을 다소 덜 수 있지 않을까. 아울러 저자의 장황한 문체를 좇는데 급급했던 역자의 글을 맛깔스럽게 다듬느라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편집부원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_ 황현숙
- 감사의 말
우리 두 사람은 다양한 경험 분야에 걸쳐 우리의 학문적 삶을 풍요롭게 해준 많은 이들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고마운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여기에 일일이 그 이름을 열거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얼마나 감사함을 느끼는지는 이미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해졌으리라 생각한다.

책임자로 재직하는 동안 나의 작은 노력과 견해에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준 케냐 국립 야생동물보호관리국의 직원들에게 특별히 감사의 뜻을 전한다. 무엇보다 비행기 추락 사고로 다리를 잃은 후, 다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 미브에게 찬사를 보낸다.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그녀 덕분이다. _ 리키
생물의 패턴과 그 의미를 찾아다녔던 내게 각별한 관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사람들 스티븐 제이 굴드, 데이비드 야블론스키, 토머스 러브조이, 로버트 메이, 스튜어트 핌, 데이비드 라우프, 에드워드 윌슨 그리고 여기 미처 이름을 적지 못한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_ 로저 르윈

○ 독자의 평
오늘날 어느곳에서든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인간의 과학 기술의 발전과 관련하여 파생되는 제반 사회문제들이다. 대표적인 것들이 윤리와 환경문제이다. 최근에도 동물성 사료를 먹인 소에서 발병한 광우병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무척이나 컸다. 또한 유전자 복제와 관련하여 인간 복제의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일고 있다. 특정 종교에서는 인간의 과학 기술이 신의 권위까지도 침범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도대체 인간의 과학 기술은 한계가 없는 것일까? 우리는 일견 이러한 말들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사실 그다지 신경을 쓰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일반적으로는 이러한 과학 기술에 대한 결말을 비극적일 것이라고 보는 듯 하지만 사실 그러한 것들이 아마도 자기세대는 비껴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 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인간의 과학 기술이 이러한 모든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인지, 우리 대부분은 이러한 사실에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리키는 이러한 우리에게 준엄한 경고를 내리고 있다. 그것은 지구상에서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아마도 여섯 번째의 대멸종이 곧 다가오리라는 경고이다. 물론 우리 인간이 그러한 대멸종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에 덧붙여서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사실은 만약에 여섯 번째의 대멸종이 벌어진다면 그 대상이 누구인가가 너무나도 자명하다는 사실이다. 자연, 혹은 지구라는 생태계는 어쨌든 자기 조정을 해나가는 세계이다. 수많은 변화 속에서는 생태계는 자기 질서를 지켜나가고자 한다. 비록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갖가지 무질서한 모습이 보일지라도 거시적으로는 결국 그것이 질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인간이 행하고 있는 수많은 자연파괴적인 행태들의 결말은 과연 무엇일까? 결국 자연은 자기의 질서를 유지해 내기 위해 스스로를 변형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고, 그 변형의 과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은 마침내 여섯 번째 멸종의 대상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특별히 최근에 쉼없이 일어나고 있는 자연재해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자연 파괴에 대한 경고일지도 모른다. 비록 우리가 대멸종을 막을 수는 없을지라도 최소한 그것을 앞당기지는 않아야 되지 않을까?
[인상깊은구절]
그러나 애초부터 고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생물 위기가 단순한 생물 흐름의 중단 이상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왜냐 하면 매 사건 때마다 생태 군집의 특성이 변했고, 더러는 그 변화가 아주 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퀴비에가 ‘새로운 창조의 물결에 의한 결과’로 설명한 내용이었다). 물론 이러한 변동 가운데 가장 유명한 것은 1억 4천만년에 걸친 공룡의 육상 지배를 종결지은 6천 5백만년 전 백악기 말의 사건이었다. 바로 이어지는 신생대에서는 포유류가 공룡의 뒤를 이어 육지의 지배적인 척추 동물이 되었다. 이와 비슷한 예로 폐름기의 대멸종은 약 8천만년 동안 육상 생물을 지배했던 포유류형 파충류에 거의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 그들은 결코 회복되지 못했고 공룡이 이내 그들의 자리를 계승했다. 대량 멸종마다 똑같은 양상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것은 육상과 해양 생물계에서의 자세한 변화까지 고려한 것은 아니다. 고생물학은 이제 그것을 탐구해야 한다. 멸종의 형태는 우리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