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테크놀로지와 전쟁의 역사 : 전쟁의 기술은 세계를 어떻게 바꾸었나
박상섭 / 아카넷 / 2018.12.31
– 전투 행위의 출현부터 뉴욕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테러에 이르기까지 테크놀로지의 발전으로 살펴본 전쟁의 역사 그리고 인류의 삶
전쟁은 인류의 출현과 함께 생겨나 지금 이 순간까지도 계속되는 문명의 현상이다. 모든 유형의 기술을 총칭하는 의미로서 테크놀로지의 발전은 전쟁을 포함한 문명 공동체의 생존·번영과 근본적 관계를 지니면서 역사에서 줄곧 유지되었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돌도끼에서 핵무기에 이르는 군사 무기의 발전에 주목하여 전투 행위가 공동체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문명체’의 등장부터 월드 트레이드 센터를 공격한 알카에다의 테러에 이르는 전쟁의 역사를 살핀다. 군사 기술의 변화를 역사 진행의 기본 요인으로 삼는 기술결정론 시각의 한계를 우려하면서도 작은 기술적 발전이 커다란 정치적·사회적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두는 것은 균형 있는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그러한 때라야 역사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목차

머리말
서론: 테크놀로지의 정의와 기원
테크놀로지의 기원: 생산과 안전
폭력적 갈등과 테크놀로지
군사 기술의 일반적 문제들
무기 기술의 두 가지 차원: 도구와 기계
전투의 방식과 무기의 종류: 직격 무기에서 사출 무기로
방어 무기와 기동 무기
두 가지의 테크놀로지: 군사 기술과 기반 기술
1장 고대의 전쟁: 금속제 무기의 도입과 정치적 결과
조직적 폭력 활동으로서 전쟁의 출현
이집트
철기시대의 도래와 군사혁명
아시리아
페르시아
그리스
마케도니아와 알렉산드로스 대왕
공성용 무기의 발전
사출 무기의 전파
로마
로마 군대의 ‘야만화’
2장 서양 중세와 군사 기술의 발전
중세의 시작
비잔틴제국
카롤링거 제국의 성립
등자의 보급과 중기마병 중심 체제의 확립
중세 군대의 기본 무기와 전투 방식
해군과 테크놀로지: 고대에서 중세까지
3장 화기혁명과 근대의 시작
기계 시대의 도래: 화약과 화기의 시발
소형화된 화기의 등장
화기 발전과 새로운 방어 방식
보병군의 등장과 기사군의 몰락
화기 사용 전투의 진화와 무기의 개량
새로운 전투 유형의 등장: 공성전과 농성전
‘군사혁명’의 논지
레판토 해전과 지중해 중심 해상 전투의 종언
근대 대양 해군의 시작
4장 절대주의 체제: 무력 운영의 관료제화
일반적 개요
유럽 주요 국가들의 병력 증강
대규모 군대의 효과적 전력화 방안: 마우리츠의 병사 훈련
새로운 군사 조직의 운영: 18세기의 기술 발전과 한계
화기의 개량
교통수단의 구속에서 벗어난 통신: 샤페 시스템
국가적 기술 교육의 시작: 항공기·잠수함
근대식 전투함의 시작
영국과 스페인의 대결
국가 해군으로의 점진적 발전
영국 해군의 제해권 확립
5장 산업혁명과 산업화
프랑스혁명 전쟁은 ‘혁명적’이었나
산업혁명과 철도
철도의 군사적 활용: 리스트에서 몰트케까지
‘전쟁 계획’ 및 총력전 개념의 등장
무기의 기술적 개량
산업혁명과 해군 기술 경쟁
팍스 브리타니카의 종언
6장 양차 대전: 과학 기반 군사 기술의 급속한 발전
내연기관과 탱크
항공기
레이다
컴퓨터
로켓
원자탄의 개발
7장 냉전 체제와 첨단 기술 경쟁
소련의 핵 개발과 수소탄 경쟁
기타 핵보유국들
핵무기의 전략적 의미
핵무기 감축·제한을 위한 국제적 노력
핵 교착 상태와 정밀무기의 경쟁
전략적 방위 계획 또는 ‘스타워즈’ 프로그램
1차 대전과 해전
전간기 해군의 변화 양상
2차 대전과 해전
21세기 해군의 새로운 역할과 의미
결론: 군사 기술의 고도화와 새로운 전쟁 양상의 출현
핵전쟁의 위협과 핵평화
기반 기술의 발전과 기성 권위의 동요
게릴라전의 등장: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에 대한 대응
게릴라전과 테러리즘의 전략 개념화
새로운 추세: 국가화된 테러리즘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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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박상섭
서울대학교 문리대학 외교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과정을 마쳤다. 육군사관학교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다 미국 서던일리노이대학교(Southern Illinois University at Carbondale)에서 수학하여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외교학과(현 정치외교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1983~2013) 현재는 같은 대학의 명예교수이다. 광주과학기술원 GIST대학 석좌교수로 재직했다(2015~2017).
지은 책으로는 『자본주의국가론』(1986), 『근대국가와 전쟁』(1996), 『국가와 폭력: 마키아벨리의 정치사상 연구』(2002), 『국가·주권』(2008), 『1차 세계대전의 기원: 패권경쟁의 격화와 제국체제의 해체』(2014) 등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군주론』(2011)이 있다. 그동안 발표한 논문 가운데 일부는 『국가, 전쟁, 한국』(2012)이라는 책으로 다시 엮어 출간하였다.
○ 책 속으로
“기술의 개발과 전쟁의 관계는, 생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완전히 별개의 두 가지 현상이 우연히 결합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기술의 개발이 전쟁을 포함한 공동체 전체의 생존·번영의 요청을 바탕으로 촉진되었다는 점중에서 본원적인 관계로 볼 필요가 있다. 즉 단순히 전쟁의 필요성 때문에 이미 마련되어 있던 기술이 활용된 것으로 그치지 않고 그 필요성 때문에 새로운 기술이 개발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론」중에서
“화기혁명 이후 이루어진 전쟁과 관련된 일련의 변화와 사태들은 결국 근대식 전쟁의 수행 능력을 갖춘 정치 조직 즉 근대국가만이 정치적 독자성이 인정되는 유일한 유형의 정치 조직으로 생존할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 상위의 제국도 아니고 하위의 영주국도 아닌 근대국가만이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합법적 조직이라는 점은 이와 같은 장기간의 투쟁 끝에, 구체적으로는 백년전쟁 이후 만들어진 모든 갈등을 압축해서 전개되었던 30년전쟁의 종식을 계기로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사실이 되었다. —「화기 혁명과 근대의 시작」중에서
“근대로 접어들면서 군사적 혁신은 무기의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군사와는 직접적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회생활의 다른 측면중에서 기술상의 변화 또는 혁신의 힘에 상당히 의존하게 된다. 또한 군사적 혁신이 군사와는 무관하게 발견 또는 개발된 기술을 단순히 이용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병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새로운 관리의 능력이나 조직의 창출을 자극했다는 점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 —「절대주의 체제」중에서
“여하튼 이 시기에 출현한 새로운 화기들은 모두 발사 속도, 유효 사거리 및 정확도 등중에서 과거에 비해 엄청난 발전상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발전상을 보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바꾼다면 탁월한 살상력을 과시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전쟁은 더욱더 치명적인 것이 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일은 화기의 위력이 치명적으로 커지게 되면서 그에 대한 대응책도 동시에 발전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한 야전 축성이나 밀집대형의 포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점은 고대 전쟁 이후로 끊임없이 나타났던 공격 무기와 방어 무기 사이의 경주(競走) 현상이라는 관점중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산업혁명과 산업화」중에서
“(항공기의 출현으로) 전쟁중에서 전방과 후방의 구분은 더는 큰 의미가 없어지고 전투원과 비전투원의 구분도 사라지게 되었다. 앞서 잠시 지적되었듯이 이제 전략은 전투 현장중에서의 활동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한 사회 전반의 안전 확보와 관련되었다. … 이 전략폭격의 개념은 현대 핵전략의 기본 전제로 상호확증파괴 이론을 가능케 하는 기초적 사실로 굳어져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첨단 핵전략의 기초인 전/후방과 전투원/비전투원 구분의 해제 또는 해소는 그 첨단 전쟁 방식에 대항하기 위해 (후진국중에서) 고안된 비대칭전쟁 이론중에서도 똑같이 전략적 전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양차 대전」중에서
“과거와 비교하여 핵 시대에 와서 결정적으로 바뀐 것은 핵무기의 효능을 무효화하는 대항 무기가 없다는 점이다. 즉 역사적으로 반복되었던 공격 무기와 방어 무기의 지속적 개발의 사이클이 중단된 것이다. 핵무기에 대한 결정적 방어 수단으로 제출된 것은 다른 핵무기이다. 핵무기가 다른 핵무기에 대한 유일한 방어 수단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핵무기가 갖는 엄청난 파괴력과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서의 핵 보복이 만들어내는 더 엄청난 파괴적 결과에 대한 이론적 상정에 근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핵무기의 가장 중요한 효능은 핵 공격의 의지를 사전에 약화시킴으로써 전쟁 발발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즉 억지(抑止, deterrence)에 있다.” —「냉전 체제와 첨단 기술 경쟁」중에서
“테크놀로지라고 하는 수단적 요소가 사태의 진행 방향을 결정한다는 기술결정론을 신봉할 필요는 없겠지만, 또 그래서도 안 되겠지만 기술적 요인이 사태의 진행 방향, 속도 또는 성격을 일정한 범위 안중에서 규정하는 점을 무시하고 모든 진행이 참가자의 주관적 의도에 의해서만 결정된다는 주관주의적 착오를 벗어나지 못하면 결코 사태 발전의 주체적 참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결론」중에서
“정면으로 그리고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그 과정 속중에서 살아남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쟁 수행의 기술적 측면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사회적 공론장중에서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의 상황은 그렇지 못했다. 국내정치이든 국제정치이든 폭력 수단의 문제는 중요한 한 측면을 이루는 것인데 군사적 문제의 논의를 정면으로 다루고자 하는 것은 전쟁 문제를 윤리의 문제로만 보던 사고 습관을 교정해보고자 하는 문제의식과도 연결된다.” —「지은이의 말」중에서
○ 출판사 서평
– 공격 무기와 방어 무기의 중단 없는 경주가 곧 전쟁의 역사

뗀석기와 돌도끼, 활, 창, 총포, 탱크와 전투기와 전함, 그리고 핵무기에 이르기까지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은 무기의 변화상은 전쟁의 양상과는 떼려야 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지은이가 주목하는 기술과 전쟁의 필연적 상관성은 크게 둘이다. 하나는 공격 무기와 방어 무기의 경쟁적 상승작용의 사이클이다.
수메르 제국에서 알렉산드로스 제국에 이르는 동안 적의 성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는 사출 무기인 노포가 개발되고 이것이 급속도로 전쟁 상대국에 전파되는 과정(1장 「고대의 전쟁」)은 공격력과 방어력의 시소게임이 이미 기원전 400년 무렵의 고대부터 시작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석궁은 중세에 개발된 공격 무기로서 잘 훈련된 기사 군대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석궁에서 발사된 활이 가죽이나 쇠의 조각을 비늘처럼 꿰매단 미늘 갑옷의 틈새를 빠른 속도로 비집고 들어왔기에 살상력은 배가 되었고 이에 대응하여 기사군의 갑옷은 철판 갑옷으로 변화하게 된다.(2장 「서양 중세와 군사 기술의 발전」) 이처럼 역사에서 강력한 하나의 무기는 그에 상응하는 다른 무기를 낳았다.
– 대규모화한 무력을 통제하는 유일한 정치조직 근대국가
또 다른 기술과 전쟁의 상관성은 무력 사용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근대에 들어서면서 화기의 혁명적 발전 이후에 나타난 새로운 경향성이다. 화약의 발명 이후 소형 화기의 보급은 기사군을 대신하여 보병군이 전투의 중심에 놓이는 한편으로 화기의 살상력이 배가하고 방어시설이 대규모화하면서 전쟁은 장기간의 농성전과 공성전의 형태로 수행되었다. 이로써 보병이나 포병 등 전문화된 군대를 복합적으로 운용하는 일과 전쟁 기간의 장기화에 따라 병참의 안정적 수행에 필요한 재정 능력이 중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중세에서 성채를 소유한 개인 또는 개인적 봉신을 거느린 영주가 전투의 주체이던 것과 달리, 근대에서는 대규모화한 전쟁의 수행 능력을 갖춘 근대적 국가만이 정치적 독자성이 인정되는 유일한 정치 조직으로 생존하게 된다.(3장 「화기혁명과 근대의 시작」)
그리고 서양에 근대적 국제질서를 정착시킨 30년전쟁을 전후로 사회 전반에서 무작위로 표출되던 무력의 현상은 주권을 지닌 근대국가에 의해 통제 가능한 현상으로 자리 잡는다. 절대주의 시기에 전쟁은 근대적 국제질서로 통제되는 가운데 각국의 전쟁 준비는 시기를 가리지 않고 지속되는 일상의 현상이 되었으며, 이미 30년전쟁 때에는 수만의 병력이 보통의 군사 규모가 된 마당에 군사의 혁신은 일반의 사회생활의 혁신에 의존하는 모습을 띠게 된다.(4장 「절대주의 체제」)
– 철도와 전함, 항공기, 로켓과 미사일 … 과학기술의 첨단화와 전쟁을 준비하는 사회
예컨대 인쇄 문서의 교환과 지도의 제작 및 보급 그리고 발전된 교통수단이 군사 부문에 활용되어 대규모화된 병력 상호 간의 의사소통과 이동에 크게 도움을 주었다. 18~19세기에 클로드 샤페에 의해 탄생한 근대적 통신장비인 텔레그라프, 전장에서 식품의 장기간 보관을 가능케 한 통조림의 발명(니콜라 아페르), 비행기의 앞선 형태인 기구(氣球)와 잠수함의 고안이 이미 나폴레옹 시기에 이루어졌다는 사례 등은 이 책이 소개하는 여러 흥미로운 사실 가운데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산업혁명 이후의 과학기술은 이전과는 현격한 차이를 내며 급속도로 발전하고 한 사회는 전쟁을 위해 기술 발전을 일상적으로 도모하게 되었다. 책은 이러한 기술의 혁명적 발전이 더욱 폭넓고 다양한 부문에서 더욱 공고히 되는 경향을 산업화 시대(5장), 양차 대전(6장), 냉전 시기(7장)로 구획하여 특정한 무기와 산업이 거쳐온 변화상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증기 기관의 발명과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철도의 군사적 활용, 제국주의 국가의 형성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전함의 건조 경쟁, 전장을 넘어서 사회 전체를 전역(戰域)으로 바꾸어버린 항공기의 발전, 현대의 첨단 과학기술이 총동원된 미사일과 핵무기의 개발 등이다.
– 현재의 군사적 긴장과 외교의 현안을 풀어가는 지혜
그렇다면 공격력과 방어력이 서로를 견인하는 테크놀로지와 전쟁의 동학은 핵무기가 개발되고 그 가공할 살상력이 전쟁을 억지하는 미소의 냉전시대 이후에도 상관성을 유지하고 있을까? 지은이는 그렇다고 답한다. 중국의 공산혁명과 베트남전에서 극대화된 게릴라전의 양상이 대적할 수 없는 상대를 공격하는 무력의 방법으로 이용되었고 뉴욕의 월드 트레이드 센터에 대한 테러의 모습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핵억지 전략에서 비대칭 전략으로 이동하는 현대의 군사 전략에 비추어 현재의 군사적 긴장과 외교의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찾는 일을 이러한 기술과 전쟁의 상관을 묻는 일에서 출발할 수 있는 까닭이다. 전쟁은 외면할 수 없는 역사의 일부다. 70년 가까이 분단이 지속된 이곳 한반도에서는 엄연한 현실이다. 평화로 나아가기 위해 전쟁을 응시하는 일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외국의 시각이 아닌 우리의 눈으로 인류 역사 전체를 테크놀로지의 창으로 조망하는 저술이라 더욱 반갑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