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해럴드 핀터 전집 1•2
해롤드 핀터 / 평민사 / 2002.7.31
-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극작가 해롤드 핀터 전집
총9권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 전집은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희곡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핀터의 작품은 연극인들뿐만 아니라, 연극과 영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제1권은 「생일파티」, 「최후의 한 잔」, 「산골 사투리」, 「시사 풍자극」, 「심문」이 들어 있다.
제2권에는 「벙어리 웨이터」, 「핫하우스」가 들어 있다.

○ 목차
- 1권
해롤드 핀터 전집을 내면서
해롤드 핀터와 작품세계
- 극작에 대하여
- 생일파티
- 시사풍자극
일터에서의 고충
흑과 백
버스 정류장
마지막 한 부
특별한 제안
넌 그게 문제야
그것뿐이에요
인터뷰
세 사람을 우한 대화
밤 - 최후의 한 잔
- 산골 사투리
- 심문
작품 해설
- 2권
해롤드 핀터 전집을 내면서
해롤드 핀터와 작품 세계
- 벙어리 웨이터
- 핫하우스
작품 해설

○ 저자소개 : 해롤드 핀터 (Harold Pinter)
극도로 복잡하고도 도전적인 작품들을 발표해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영국의 극작가이다. 1930년 런던의 동부 끝에 있는 핵크니에서 유태인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나 런던의 노동계급 거주지역인 이스트엔드에서 성장했다. 런던의 핵크니 다운스 문법 학교를 다닐 때 영어와 연극에 두각을 나타내며 학교 연극 공연에서 주연을 맡기도 했다.
핀터는 2학기 동안 왕립 극예술학교에서 연기수업을 받았으나 곧 그만두었다. 18세에 징집영장을 받은 피터는 자신이 양심적인 병역 거부자임을 선언해 2차례에 걸쳐 재판을 받고, 결국에는 벌금형에 처해졌다. 1950년 그의 시가 『포이트리 런던 Poetry London』에 발표되기 시작했으며, 이듬해에는 런던에 있는 ‘중앙 연기 훈련 학교'(Central School of Speech Training and Dramatic Art)에서 연기수업을 다시 시작했다. 1951~52년 한 극단을 따라 아일랜드 순회공연을 떠났는데, 뒤에 자신의 회고록인 『Mac』(1968)에서 이 기간의 활동에 대해 자세히 밝히고 있다. 1954~57년에는 지방의 여러 레퍼토리 극단에서 데이비드 배런이라는 이름으로 배우생활을 했다. 1956년 여배우 비비언 머천트와 결혼했으며 이후 그녀는 그의 희곡 작품에 대한 뛰어난 해석자가 되었다.
1957년에 공연된 첫번째 희곡 『방 The Room』은 그의 초기작에 주로 나타나는 희극적 위협의 분위기를 담고 있는 단막극이다. 브리스톨 올드 빅 부속 연극학교에서 이 작품으로 ‘선데이 타임즈’ 학생 연극 경연대회에 참여하는데, 젊은 흥행사 마이클 코드론을 사로잡게 된다. 핀터는 코드론의 부탁으로 첫번째 5막극인 『생일 파티 The Birthday Party』(1958)와 『벙어리 웨이터』를 쓴다. 『생일 파티 The Birthday Party』(1958)는 런던의 관객들을 당황하게 했으며, 단지 1주일간 공연되었을 뿐이지만 후일 텔레비전에서 방송되었으며, 무대에서도 재상연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작품은 1968년 영화화되기도 했다.
핀터에게 명성을 안겨준 2번째 전막극 『관리인 The Caretaker』(1960)은 과거에 정신 질환을 앓았던 한 사나이가 형제와 함께 살고 있는 집으로 한 뜨내기를 데리고 오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1963년 영화화된 이 작품으로 인해 핀터는 그당시 유행하던 평범한 부조리극 작가들과는 다른 비중을 차지하는 작가로 부상했다. 『귀향 The Homecoming』(1965)은 미국에서 대학교수가 된 한 사나이가 아내와 함께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인 런던의 이스트엔드로 돌아오는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풍경 Landscape』(1969), 『침묵 Silence』(1969), 『밤 Night』(1969), 『옛날 Old Times』(1971) 같은 후기작들은 무대에서 몸짓을 거의 모두 제거해버렸다. 후기의 성공작으로는 『무인지대 No Man’s Land』(1975), 『배신 Betrayal』(1978) 등이 있다. 1970년대부터 핀터는 자신의 작품뿐만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연출해 무대에 올렸다. 작품집 『시와 산문 1941~77 Poems and Prose 1941~1977』이 1978년에 출판되었다. 또한 핀터는 라디오와 텔레비전 드라마, 영화의 대본을 쓰기도 했는데, 『하인 The Servant』(1962), 『중매인 The Go-Between』(1971), 『최후의 거물 The Last Tycoon』(1974), 『영상화된 프루스트의 작품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The Proust Screen-play : A la cherche du Temp Perdu』(1977), 『프랑스 중위의 여인 The French Lieutenant’s Woman』(1981) 등이 이에 속한다.
핀터는 배우, 극작가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연출가로서도 활동하였으며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전례없이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예우를 받았다. 셰익스피어상, 유럽 문학상, 피란델로상, 데이비드 코헨 영국 문학상을 받았고 국내와 해외의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고, 런던의 퀸 메리 대학의 명예 교수를 역임했다. 로렌스 올리비에 특별상과 몰리에르 데도뇌르도 받았고, 바르셀로나와 더블린에서는 그의 이름으로 페스티발이 열렸고, 템파대학에서는 매년 『The Pinter Review』가 출판되고 있다. 2008년 12월 크리스마스 이브에 향년 78세를 일기로 생일 마감했다.
– 역자 : 이후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 ·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상명대 영어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핀터의 작품세계
영국의 가장 유명한 극작가 중의 하나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핀터는 런던의 동부 끝에 있는 핵크니에서 유태인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런던의 핵크니 다운스 문법 학교를 다닐 때 영어와 연극에 두각을 나타내며 학교 연극 공연에서 주연을 맡는다. 왕립연극아카데미에 입학하나 학교를 그만두고 그 후 스피치와 연극학교에서 배우 수련을 받고, 아뉴 맥매스터 극단에 합류한다. 배우로 활동하는 동안 핀터는 데이비드 배론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며 영국 전역의 레퍼토리 극장들에서 활동을 계속한다. 1957년 핀터는 처녀작으로 『방』을 썼고, 브리스톨 올드 빅 부속 연극학교에서 이 작품으로 ‘선데이 타임즈’ 학생 연극 경연대회에 참여하는데, 젊은 흥행사 마이클 코드론을 사로잡게 된다. 핀터는 코드론의 부탁으로 『파티』와 『벙어리 웨이터』를 쓴다. 그에게 잠재되어 있던 극작가로서의 능력이 발휘되는 때이기도 하다.
핀터의 배우로서 무대 경험은 특히 관객과의 문제에 구체적으로 도움을 준다. 핀터는 극작의 영감을 이론에서보다는 실제에서 얻고 있다. 핀터는 배우, 극작가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연출가로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국내와 해외 모두에서 전례없이 인정받을 뿐만 아니라 예우를 받고 있다. 셰익스피어상, 유럽 문학상, 피란델로상, 데이비드 코헨 영국 문학상을 받았고 국내와 해외의 대학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고 런던의 퀸 메리 대학의 명예 교수이기도 하다. 로렌스 올리비에 특별상과 몰리에르 데도뇌르도 받았고, 바르셀로나와 더블린에서는 그의 이름으로 페스티발이 열렸고, 템파대학에서는 매년 『The Pinter Review』가 출판되고 있다. 핀터는 역사학자이며 귀족인 안토니아 프레이저와 결혼해 현재 런던에서 살기도 했다.
핀터의 극에서 늘 문제되는 것은 권력의 불균형이다. 평화와 안정이 아닌 불균형과 금방이라도 파국이 찾아올 듯한 권력의 불평등이 핀터의 세계를 구성한다.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쌍욕을 해대며 불화하고(<귀향>), 잠시 몸을 쉴 곳을 찾는 60대 부랑자는 머리를 다친 형과 사업가 동생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박쥐처럼 형제 사이에서 줄타기를 한다(<관리인>). 사람을 죽이러 온 폭력배들 사이에서도 늘 위계가 문제가 되며(<생일파티>), 곤궁한 위기에 함께 몰린 동료들간에도 권력의 불평등은 심각하다(<벙어리 웨이터>: 음식을 운반하는 승강기를 이른다).
그런데 그 권력의 실체란 아주 우스꽝스러운 것이다. <생일파티>의 골드버그는 자신의 권력이 고른 치아에서 왔다며 자신의 입을 세게 쳐보라고 후배인 맥캔에게 명령한다. 이렇듯 핀터의 극에서 외부의 알 수 없는 권력이 가하는 횡포는 매우 부조리하며 카프카적이다. 황당한 권력의 횡포는 가족 사이라고 해서 눈감아주는 법이 없다. <귀향>의 아버지는 아들이 며느리를 데리고 몇년 만에 돌아왔는데 ‘악취나는 매독 걸린 잡년’을 데려왔다고 욕을 한다.
핀터는 성에 스며든 권력관계에 대해서도 예민하다. 핀터의 주인공들은 정조 같은 도덕 따위엔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바람을 피운 사실을 숨기기, 짝 가로채기 등 사랑 속에 숨은 미세한 권력의 작동방식이다. 사랑은 순수하지 않고, 매력과 기만으로 움직이는 수직의 위계 속에 있다.
핀터의 불안정한 세계에선 언제라도 균형과 평안이 바스라질 듯한 불안함이 있다. 그 불안은 외부에서 불쑥 들어오는 손님들로 표현된다. <컬렉션>의 제임스, <생일파티>의 골드버그, <관리인>의 60대 손님 등 이들은 초대장도 없이 중산층의 삶 속으로 불쑥 들어와 그 삶의 바닥을 통째로 흔든다. 평온한 가정이란 실은 모래 위에 세워진 것이고, 그들 각자도 서로에 대해 별 아는 게 없음이 드러난다.
핀터를 대표하는 ‘위협극’이 내밀하게 작동하는 권력의 분포도 속에서 이루어진다면, 치정극이라 부를 만한 작품들은 부르주아 가정의 기초가 얼마나 허망한지를 보여준다. 핀터 작품 가운데 한국에서 인기를 끈 작품으로 <정부>를 번역한 <티타임의 정사>가 있다(원제인 ‘the lover’는 남자 정부를 뜻한다). 남편은 퇴근 뒤 돌아와 아내에게 ‘오후 3시의 티타임에 찾아온 정부와 관계를 맺을 때 자기 생각도 하느냐’고 묻는다. ‘서류를 검토하는 당신을 생각하며 더 짜릿해진다’고 아내는 답한다. 그러나 이것은 역할 바꾸기 게임일 뿐이다. 남편은 젊은 아내의 정부로 변장을 해서 아내를 달아오르게 한다. 무미건조한 껍데기뿐인 결혼생활은 이런 역할극으로 간신히 위기를 넘어서는 듯 보이지만, 이 규칙은 곧 깨져 나갈 운명이다.
<배신>도 부부, 정부끼리의 상호 배신이라는 구조를 통해 부부생활이라는 제도의 허망함을 꿰뚫는다. 남자는 친구의 아내와 7년간 ‘몰래’ 사귀었다고 믿지만, 여자는 벌써 몇년 전에 자신의 남편에게 알렸다. 절친한 친구는 그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친구에게 말하지 않은 채 계속 친구 사이로 남는다. 그러나 그 남편도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다. 모두가 서로를 속임으로써 관계를 유지한다. <컬렉션>은 동성애 커플과 이성애 부부의 환상을 다루고 있는데, 남편은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는 고백을 듣고 아내와 함께 잤다는 남자를 불쑥 찾아간다. 그러나 아내의 말도 남자의 말도 둘 다 믿을 건 못된다.
핀터의 세계는 어둠의 세계이다. 나치의 2차대전 공습 때 런던에서 듣던 야간 폭격음은 핀터의 세계에서 끊임없이 울려퍼지는 메인테마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핀터는 뒷문을 열면 정원이 불타고 있는 게 보였노라고 회상한다. 반유대주의가 자신을 극작가로 만들었노라고도 술회하고 있다. 그는 밝은 세상에서 온 사람은 아니었다.
핀터의 세계에서 환하고 밝고 따스한 관계는 없다. 모두 뒤틀리고 의심하고 배신하고 근근이 환상으로 현실을 지탱한다. 불모의 관계망만이 작동한다. 그러나 이것은 암울한 현실의 반영이 아니라, 그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환기이며 비록 희미하기는 하지만 억압적이고 폭력적인 현실에 대한 거부다. 징병 거부와 반유대주의에 대한 증오, 그리고 전쟁이 안겨다준 폭력에 대한 염증이 그의 작품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다. 그는 1980년대 후반부터 줄기차게 정치극과 비판적인 발언을 해왔다. 1960년대 초기 작품 속에 파묻혀 있던 저항의 목소리가 그 이후 돌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후기 작품이 주는 진동은 멀리 뻗지 못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