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 :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5~76년
미셸 푸코 / 난장 / 2015.1.26
1997년 출간된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푸코의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중 처음 공개된 것으로서 ‘푸코 르네상스’의 기폭제가 된 책이다.
이 책에서 푸코가 권력의 새로운 테크놀로지로 제시한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은 수많은 후속 연구를 낳으며 동시대 정치철학의 패러다임을 혁신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된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이 워낙 많이 회자된 탓에 사람들은 이 개념이 책의 주요 테마라고 생각하곤 하지만, 정작 이 책의 핵심은 다른 데 있다.
권력관계의 새로운 분석틀로서의 ‘전쟁’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즉, ‘전쟁’이야말로 우리의 역사와 사회, 그리고 향후 전망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주장이 이 책의 핵심 테마인 것이다.

○ 목차
프랑스어판 편집자 서문
1강. 1976년 1월 7일 강의란 무엇인가? | 예속된 앎들 | 투쟁의 역사적 앎, 계보학과 학문적 담론들 | 계보학의 관건인 권력 | 권력에 대한 법적?경제적 개념 파악 | 억압으로서의 권력과 전쟁으로서의 권력 | 칼 폰 클라우제비츠의 아포리즘을 뒤집기
2강. 1976년 1월 14일 전쟁과 권력 | 철학, 그리고 권력의 한계 | 법과 왕권 | 법률, 지배, 예속화 | 권력 분석: 방법의 문제 | 주권 이론 | 규율권력 | 규칙과 규범
3강. 1976년 1월 21일 주권 이론과 지배의 조작자 | 권력관계의 분석틀로서의 전쟁 | 사회의 이항 구조 | 역사적-정치적 담론, 영구적 전쟁의 담론 | 변증법과 그 코드화 | 인종투쟁의 담론과 그 기록
4강. 1976년 1월 28일 역사적 담론과 그 옹호자들 | 인종투쟁의 대항역사 | 로마적 역사와 성서적 역사 | 혁명적 담론 | 인종주의의 탄생과 변형 | 인종의 순수성과 국가인종주의: 나치적 변형과 소비에트적 변형
5강. 1976년 2월 4일 반유대주의에 관한 대답 | 토머스 홉스에게서의 전쟁과 주권 | 잉글랜드의 왕당파, 의회파, 수평파에게서의 정복 담론 | 이항 도식과 정치적 역사주의 | 홉스가 제거하고 싶었던 것
6강. 1976년 2월 11일 기원에 관한 서사 | 트로이 신화 | 프랑스의 계승 | ‘갈리아-프랑스’ | 침략, 역사, 그리고 공법 | 민족적 이원론 | 군주의 앎 | 앙리 드 불랭빌리에의 『프랑스의 상태』 | 재판소 문서고, 관료조직, 그리고 귀족의 앎 | 역사의 새로운 주제[주체] | 역사와 헌법
7강. 1976년 2월 18일 민족과 민족들 | 로마의 정복 | 로마인들의 영광과 몰락 | 앙리 드 불랭빌리에가 말한 게르만족의 자유에 대해 | 수아송의 항아리 | 봉건제의 기원 | 교회, 권리, 국가의 언어 | 불랭빌리에게서의 전쟁의 3대 일반화: 역사법칙과 자연법칙, 전쟁의 제도들, 힘들의 계산 | 전쟁에 대한 몇 가지 고찰
8강. 1976년 2월 25일 앙리 드 불랭빌리에와 역사적-정치적 연속체의 구성 | 역사주의 | 비극과 공법 | 역사의 중앙 행정 | 계몽주의의 문제틀과 앎의 계보학 | 규율적 앎의 네 가지 작동과 그 효과들 | 철학과 과학 | 앎들의 규율화
9강. 1976년 3월 3일 역사적 앎의 전술적 일반화 | 헌법, 혁명, 그리고 순환적 역사 | 미개인과 야만인 | 야만인의 세 검열: 역사적 담론의 전술들 | 방법의 문제: 부르주아지의 인식 장과 반역사주의 | 프랑스 혁명에서의 역사적 담론의 재활성화 | 봉건제와 고딕 소설
10강. 1976년 3월 10일 프랑스 혁명에서의 민족 관념의 정치적 재정립: 에마뉘엘-조제프 시에예스 | 역사적 담론에 대한 논리적 귀결과 효과 | 새로운 역사의 두 가지 이해가능성의 격자: 지배와 총체화 | 프랑수아 도미니크 드 레노 몽로지에와 오귀스탱 티에리 | 변증법의 탄생
11강. 1976년 3월 17일 주권권력에서 생명에 관한 권력으로 | 살게 만들기와 죽게 내버려두기 | 인간-신체에서 인간-종으로: 생명권력의 탄생 | 생명권력의 적용 장 | 인구 | 죽음, 특히 프란시스코 프랑코의 죽음에 대해 | 규율과 조절의 절합: 노동자 주택단지, 섹슈얼리티, 규범 | 생명권력과 인종주의 | 인종주의의 기능과 적용 영역 | 나치즘 | 사회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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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미셸 푸코 (Michel Paul Foucault)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란 ‘짜여진 어떤 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자아나 관념 역시 이 틀 안에서 탄생하고 전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인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에서 푸코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사물』(1966)과 『앎[知]의 고고학(考古學)』(1969)에서 무의식적인 심적 구조(心的構造)와 사회구조, 그리고 언어구조가 일체를 결정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든가, 자아라고 하는 관념은 허망이라고 하는 반인간주의적(反人間主義的)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구조주의 유행의 계기가 되었다.
정상적인 자기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를 추적한다. 주로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써온 양운덕 선생은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푸코는 권력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푸코는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푸코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푸코에게 있어 권력은 작용할 대상을 일정하게 형성하고 그 대상이 스스로 권력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성의 역사』는 ‘성’과 그것을 행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하는 권력(혹은 담론 – 힘있는 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저작으로 ‘성정치학’ 논의에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저작물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이뤄진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다. 억압 대신 선동과 증대가 이뤄지고 거기로부터 수많은 ‘말’ 그리고 ‘권력 망’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히려 성이 ‘억압의 역사’를 가진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되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게 하는 수음을 금지하게 하거나(실제로 그런 캠페인이 있었다), 그것의 사례로 얘기되는 청교도주의나 금욕주의의 전개에 대해 푸코는 우선 의심했으며, 그 이면을 파헤쳤다. 그 결과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당시에는 ‘성 담론’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 등 수많은 지식들이 그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 『광기와 문화』『정신병과 심리학』『비정상인들』『사회를 보호해? 한다』『자기의 테크놀로지』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푸코를 다루는 저서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푸코는 1984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하였다.
– 역자 : 김상운
현대 정치철학 연구자이자 전문 번역가. 현대 사상을 맑스주의적 관점에서 고찰하는 사유의 실험을 행하며 강의를 병행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이미지의 운명: 랑시에르의 미학 강의』(2014), 『신자유주의와 권력: 자기-경영적 주체의 탄생과 소수자-되기』(2014), 『권력과 저항: 푸코, 들뢰즈, 데리다, 알튀세르』(2012), 『세속화 예찬: 정치미학을 위한 10개의 노트』(2010), 『민주주의는 죽었는가?: 새로운 논쟁을 위하여』(공역/2010), 『목적 없는 수단: 정치에 관한 11개의 노트』(공역/2009), 『비물질노동과 다중』(공역/2005), 『다중: 현대의 삶 형태에 관한 분석을 위하여』(2004), 『들뢰즈 사상의 진화』(공역/2004)가 있다. 현재 『생명정치의 푸코, 통치성의 푸코』(가제)와 『아감벤의 정치-미학적 실험』(가제)을 집필 중이다.

○ 출판사 서평
– 권력에 대한 분석 모델, 혹은 이해가능성의 격자인 전쟁
“우리 사회와 같은 사회에서 기능하듯이, 권력관계는 원래 역사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어떤 한 시기에 전쟁 속에서, 또한 전쟁에 의해 확립된 일정한 힘관계에 정박되어 있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에서 푸코가 ‘전쟁’ 모델을 제시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푸코가 보기에 권력 자체는 ‘힘관계’였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힘의 대결이며, 도처에 지배와 복종이 있다. 따라서 푸코에게는 ‘전쟁’이야말로 권력관계의 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전쟁’에서 도출된 ‘전략’이나 ‘전술’ 같은 개념이야말로 권력관계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개념이며, ‘전쟁관계’야말로 ‘권력관계’에 관한 분석자로서 가장 중요하다. 즉, 푸코에게 전쟁은 권력에 대한 분석 모델이나 이해가능성의 격자였다.
따라서 푸코는 이와 관련해 누가 ‘전쟁’을 모델로 ‘정치’를 사유하려는 담론을 시작한 것인지(3~10강), 또 이런 사고방식은 오늘날 어떤 형태로 계속되고 있는지(11강)를 묻는다.
푸코에 따르면 ‘전쟁’ 모델로 정치를 사유하기 시작한 인물들은 16~17세기 잉글랜드의 수평파와 의회 반대파(특히 청교도들), 루이 14세 말기의 프랑스 귀족이었다. 수평파나 청교도파는 노르만족의 정복으로 인해 상실된 색슨족의 원초적 자유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주제와 귀족의 지배에 대항했다(당시 왕가가 노르만족 계열이었다). 다른 한편, 스스로를 게르만 출신이라고 부른 프랑스의 귀족들은 왕, 교회, 갈리아족의 구 귀족계급이 라틴어로 된 법률을 조작해 자신들(즉, 게르만족)로부터 빼앗은 땅과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왕권과 그에 기생하는 부르주아지 혹은 관료에 대항했다.
흥미롭게도 이 두 경우에 갈등 중인 두 집단이 ‘투쟁’의 무기로 활용한 것은 역사의 담론, 혹은 역사적 앎이었다(전자의 경우에는 노르만족 정복을 둘러싼 역사 담론, 후자의 경우에는 게르만-프랑크족에 의한 갈리아-로마인 지배에 관한 역사 담론). 요컨대 ‘역사’라는 앎이 권력과 결부되어 힘을 발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역사라는 앎을 활용한 ‘전쟁’ 모델은 이후 프랑스 혁명을 거쳐 민족주의 담론(국가-국민-주권을 결합한 근대 정치권력), 계급투쟁론(사회주의), 국가인종주의(나치)라는 세 가지 상이한 방향으로 분화됐다. 그런데 여기서 푸코가 주목하는 것은 ‘인종’에 대한 새로운 앎, 즉 생물학이라는 새로운 앎과 결탁된 인종주의이다.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를 유명하게 만든 생명권력/생명정치 개념은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다.
‘생명권력’은 ‘종’으로서의 인간을 통계적으로 관리하고 인구의 생명에 대해 작동되는 통치테크놀로지이다. 종?인구라는 집단을 대상으로 삼는 이 생명권력은 집단의 유지.개량만이 아니라 집단의 생존을 위협하는 ‘적’을 ‘전쟁’이라는 형태로 ‘섬멸’하고자 한다. 예컨대 국가인종주의의 대표격인 나치즘은 일종의 ‘비정상성’을 설정하고 이를 섬멸함으로써 집단의 ‘건강한’ 정상성을 보존한다는 논리 아래에서 작동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나치즘이 말하는 식의 ‘내부의 적’은 그동안 다양하게 설정되어왔다. 범법자에서 비정상인(광인, 괴물 등)으로, 유대인에서 동성애자로, 최근에는 ‘빨갱이’에서 ‘테러리스트’나 ‘종교적 근본주의자’(특히 이슬람)로, 또한 최근 국내에서는 ‘홍어,’ ‘종북,’ ‘보슬아치’ 등으로.
푸코의 ‘전쟁’ 모델은 권력에 의해 산출된 앎의 효과들이 기존의 불평등한 힘관계를 일종의 조용한 전쟁에 의해 (때로는 공공연한 전쟁을 통해) 제도, 경제, 언어, 심지어 신체에 계속 기입해 넣고 있음을 분석하는 모델이다. 앎과 권력의 이런 결탁이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해지고 첨예해진 오늘날, 우리는 이런 결탁을 해체해 우리 스스로를 해방시킬 수 있을까? 『“사회를 보호해야 한다”』의 동시대성은 바로 이 점을 환기켜준다는 데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