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인문학교실 : 홍길복 목사의 ‘잡기장과 라틴어 인문학’ 중에서
마음이 가져다주는 행복 / 인간 – 믿을만한 존재인가? / 빌헤름 푸르트벵글러 / 진흙탕 속에 있는 내 모습 / 잡기장 100번째 특집

홍길복의 세 번째 잡기장 (96) _ 2021년 2월 1일
“마음이 가져다주는 행복”
욕심이란 버릴 수는 없지만,
다스릴 수는 있습니다.
이기심 역시 없앨 수는 없지만,
절제할 수는 있습니다.
미운 마음은 억누르기 보다는,
사랑으로 대치하는게 지혜입니다.
몸이 주는 즐거움은 잠간이지만,
마음이 주는 행복은 오래갑니다.
“마음이 가져다주는 행복”은 마음을 다스리는 몇 가지 팁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 다른 사람을 변화시키려고 너무 애쓰지 마십시요. 당신이 변하는 것이 훨씬 쉽기도 하고 그것이 정석입니다.
* 부탁받지 않았는데, 위한답시고 다른 사람을 평하거나 충고하려하지 마십시요. 당신이 직업적 언론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 복수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사랑과 용서가 가장 확실한 승리의 길입니다.
* 그 누구에든, 그 무엇이든, 절대 기대하지 마십시요. 모든 기대는 당신의 욕심입니다.
* 당신의 어려운 사정을 떠들고 다니지 마십시요. 사람들은 보통 당신의 말을 듣고 이해하거나 동정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돌아서면 금새 잊어버립니다.
* 잊지 마십시요. 당신이 타인에 대해서하는 평하는 그의 결점이란 바로 당신 자신의 숨겨진 결점입니다.
* 모든 연약한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십시요. 그것은 당신이 행복해지는 지름길입니다.
(추천도서: 마음이 가져다주는 행복, M.K.굽타 지음, 김혜식 옮김, 파라북스, 2011)
홍길복의 세 번째 잡기장 (97) _ 2월 2일
“인간 – 믿을만한 존재인가?”
출판된 지는 거의 2년이 되어 오지만 요즘에야 읽은 책 중 하나가 “초예측” (Super – Forecast)입니다. 일본의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살아있는 세계적 석학들 8명과 나눈 대화체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오늘의 잡기장은 그들 중에서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발 하라리 (Yuval Noah Harari)와 나눈 대화 중 몇 개를 약간 가다듬은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안’ 같은 책으로 우리 인문학 친구들에게도 퍽 친근한 이스라엘 히브리대학 역사학 교수입니다.
* 기독교를 포함한 대부분의 종교들은 자신들은 모든 것을 확실하고 분명하게 알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연구하거나 공부할 내용도, 필요성도 없다고 하는데, 과학은 모든 것은 불확실하고, 불분명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따져보고, 살펴보며, 연구하고 공부해야한다고 주장합니다.
* 우리는 컴퓨터나 스마트 폰을 통하여, 다른 곳, 아주 먼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도 실시간으로 검색하여 알아보면서도, 실재 내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현재적인 일에 대해서는 점점 인지능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 AI를 비롯한 각종 과학과 기술은 눈 깜짝할 사이에도 엄청나게 정보와 지식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사실 10년, 20년 후를 전혀 예측할 수 없습니다. 30년 후에는 어떤 직업이 살아지고, 또 어떤 직업이 생겨날지 모릅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인간의 평균 수명이 진짜 늘어날지, 아니면 줄어들지도 알수없습니다. 민주주의라는 정치구조가 이어질지, 없어질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 우리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3가지로 요약해 볼수 있습니다.
첫째는 핵전쟁,
둘째는 지구 온난화를 포함하는 기후변화,
셋째는 과학기술이 가져오는 실존적 위기, 예컨데 우리는 인공지능이 우리 인간을 행복하게 할지, 불행하게 할지 모릅니다.
* 지난날 우리 인류의 역사를 움직여 온 큰 힘은,
첫째로는 종교요,
둘째는 과학기술이라고 봅니다.
그런데 이 종교와 과학기술을 견인해온 힘은 전쟁이었습니다.
전쟁은 무기를 발전시켰습니다.
그리고 이 무기와 전쟁은 왕과 권력자들의 지시에 따라 연구되고, 제조되고, 사용되어 왔습니다.
이들 왕과 권력자들은, 그들이 치룬 전쟁을 미화하기 위해서, 시인들과 음악가들과 미술가들과 역사가들을 돈으로 매수하여 종교와 과학의 위대함을 찬양케 했습니다.
* 전 세계적으로 전쟁, 테러, 살인 같은 범죄행위로 죽는 사람의 숫자는 1년에 약 60 ~ 70만명 정도입니다. 그러나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은 년간 약 130만명이나 되고, 비만과 관련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약 300만 명이나 됩니다.
실제로 알카에다나 IS에 의한 폭탄 테러로 죽는 숫자와는 비교도 않되게, 맥도날드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어 건강문제로 죽는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테러와의 전쟁에다 돈을 쓸 것인가? 아니면 균형잡힌 식생활개선과 그에 대한 교육을 위해서 돈을 더 써야 할 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 인간은 지혜로운 존재인가? 인간은 정말 wise한가?
아니면 인간은 어리석은 존재인가? 인간은 silly한 존재가 아닌가?
유발 하라리는 ‘인간은 지혜로우면서도 동시에 어리석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 그러나 저는 인간이란 지혜롭거나 이성적이거나 신심 조차도 그리 강한 존재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인간은 본성상, 본질상 어리석고, 비이성적이고, 탐욕적 존재로써 눈 앞에 있는 이익을 위해서는 죽는 것도 생각지 못하고 달려드는 어리석은 존재요, 더 나아가서는 야비하기까지 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듯 인간에 대하여 부정적이고, 비판적이고, 심지어는 비관적인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다른 누구 때문이 아니라, 바로 저 자신 때문입니다. 제 내면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제 속에는 바로 이런 어리석음이 가득차 있습니다. 참 미안하고 부끄럽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그래도 인간은 지혜롭다고 믿으면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작게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인간은 어리석고, 비이성적이고, 감정적이고, 이기적인데다가 ‘자기가 죽는다는 것은 생각지 못하고 남을 죽일 것만 생각하는 어리석음 때문에’ 어느 순간엔 핵무기를 쓸 수도 있다고 봅니다.
* 인간 – 믿을만한 존재인가요?
‘나’라는 인간 – 정말로 믿을만한가요?
(추천도서: 초예측, 유발 하라리 외 8인, 오노 가즈모토 엮음, 정현옥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2019)
홍길복의 세 번째 잡기장 (98) _ 2월 3일
“빌헤름 푸르트벵글러”

베르린 필의 지휘자였던 클라우디오 아바도 (Claudio Abbado)씨가 그의 전임 지휘자 중 한분이었던, 우리 시대의 뛰어난 예술가 빌헤름 푸르트벵글러 (Wilhelm Furtwangler)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푸르트벵글러는 단순히 한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아닙니다. 그는 음악가였지만 동시에 사상가였습니다. 그는 철학적 음악가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음악의 세계에 깊이 들어가면 묻게 되어 있습니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나는, 우리는 왜 음악을 하고 음악을 듣는가?”
음악가는 단순한 연주자가 아닙니다. 그의 음악에는 그의 사상과 철학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우리는 거의 하루의 예외도 없이 늘 음악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우리는, 나는 왜 음악을 듣는가? 음악을 들음으로 나에겐 어떤 정서적, 정신적 영향이 생겨나는가?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이라도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음악을 듣는 사색가요, 사상인 입니다.
미술가도 미술의 세계에 깊이 들어가면 묻곤 합니다.
“미술이란 무엇인가? 나는 왜 그림을 그리는가? 이 그림을 보는 사람들은 무슨 느낌을 받고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미술가는 단순한 화가나 그림쟁이를 넘어서는 예술철학자 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은 그가 하는 일과 더불어 그 일에 대한 사상가요, 철학자요, 인문학자 입니다.
우리는 노래하는 철학자요, 지휘하는 사상가요, 그림을 그리는 인문학자요, 운동하는 사색인이요, 정치하는 사상가 입니다.
저 역시 설교하는 철학자요, 가르치는 사상가가 되기를 원합니다. 설교란 무엇이고, 나는 왜 설교를 하고, 내 설교를 통하여 이루고져 하는 목표는 무엇인지를 자주 질문합니다. 인문학교실이나 초라한 잡기장 앞에서도 진정 인간이란 무엇인지, 인문학은 왜 하는 건지, 계속해서 질문을 이어갑니다.
생각없이 하는 일에는 의미가 생길 수 없습니다. 의미 없는 일에는 가치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작은 일이라 하더라도, 그 일의 뜻과 목적, 그 일을 하는 이유와 결과를 생각해 보며 일한다면, 우린 모두 철학자가 되고 사색하는 인문학자들이 될 것입니다.
평생의 주어진 직업부터 시작하여, 취미로하는 일을 거쳐, 일상성 속에서 거듭하는 평범한 일들에 이르기 까지,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서 우리 일의 의미와 가치를 묻고 창조해 가는 하나의 사상가요, 인문학자가 될 것입니다.
빌헤름 푸르트벵글러 처럼 말입니다.
홍길복의 세 번째 잡기장 (99) _ 2월 4일
“진흙탕 속에 있는 내 모습”

연꽃은 진흙 속에 있으면서도 그 몸을 더럽히지 않습니다.
연꽃은 흙탕물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진흙탕 속에서도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더러운 것이 닿아도 그 추한 흔적을 털어버리고,
온갖 더러운 냄새 조차도 모두 향기로 바꾸어 냅니다.
연꽃은 불교사상을 상징합니다.
그 향기와 고결함, 그 맑고 깨끗함이, 속세의 진흙같은 탐욕과 추함 속에서도 자신을 깨끗하게 지켜 진리의 꽃을 피운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사람들 중에는 그 일이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진흙같은 이 세상, 흙탕물 같은 이 속세를 벗어나, 가능한 자기 몸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이 세속을 멀리하려는 이들이 있습니다. 꽃까지는 피우지 못해도 제 한몸 추하게는 하지 않으려고, 산과 절과 암자를 찾아갑니다. 사막과 깍아지른 절벽과 인적 없는 수도원을 찾아 거기에 제 몸을 맡깁니다. 출가하여 수행하는 스님과 수도승들과 수도사들이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어떤 이들은 아예 처음부터 진흙탕 속에 그냥 제 몸과 마음을 다 맡겨 버리고 함께 살아보자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혀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지금도 그 옛날 이방원의 초청장을 기꺼이 받아들여 얽히고설키며 살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만수산 드렁칡”이란 무엇일까요? 문자적으로, 개성에 있는 한 산과 그 산속에 묻혀있는 칡넝쿨을 말하는 것일까요? 분명 아닐 것입니다. 권력과 금력, 명예와 성공출세에 얽혀져 있는 탐욕, 거짓, 위선, 불의, 악행 같은 심성과 행위,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 주는 악의 구조적 시스템을 뜻하는 것일 겝니다.
눈을 들어 사방을 돌아봅니다. 만수산 드렁칡과 거기 얽혀있는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정치인들부터 시작하여 종교인들 까지, 높은 자리에 있는 이들부터 평범한 필부필부들 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그런데 거기 참 낯익은 얼굴이 보입니다.
홍길복 – 제 얼굴입니다.
코로나 같은 드렁칡이야 없어질 날이 오겠지만, 최후의 심판이 있기 전에는 없어질 것 같지 않은 이 더러운 진흙탕 속에서, 난 스스로는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있을 것 같질 못한데 누가 날 건져 줄 수 있을까요?
이 아침도 두 손을 모읍니다.
홍길복의 세 번째 잡기장 (100) _ 2월 5일
“잡기장 100번째 특집”

가장 짧고 쉬운 말,
가장 멀고 어려운 길,
그래도 꼭 끝까지 안고 가는 길,
나를 날마다 새롭게 해주고,
당신을 언제나 신나게 해주고,
우릴 언제나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키 워드 (key word) 세 마디.
* 미안합니다 – 미안해!
* 감사합니다 – 고마워!
* 사랑합니다 – 사랑해!
* Sorry ! – Excuse me.
* Thanks ! -Thank you.
* I love you !
* Excusa ! (엑쿠사)
* Gratias tibi ! (그라티아스 티비)
* Amor te ! (아모르 테)
(참고: 이건 금년 결혼한지 꼭 50년이 되는 해, 제가 늦게 철이 들어, 그것도 혼자서 아내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