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가릿 (Ugarit)

우가릿(현대 지명 시리아의 라쉬 삼라)은 기원전 14세기에 무너진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도시 국가였다.
1929년 우연히 밭을 갈던 한 농부에 의해 발견된 후, 대규모의 토판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다. 그 결과 우가릿어는 고대 근동 지역에서 최초로 알파벳을 사용한 언어였으며, 북서 셈어에 속한 언어임을 밝혀 냈다.
많은 토판들을 해독한 결과 신화, 제의, 경제, 법률 등에 걸친 자료들로서 우가릿 사회의 전반을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내용들이었다.
이 문서의 중요성은 이스라엘이 정착하기 바로 전의 가나안 문명을 이해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구약성서는 그 형성 무대가 된 가나안 사회와의 심각한 갈등이 있었음을 말하고 있으며 가나안 문명에 대해서는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우가릿 발굴 이전까지 가나안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근거는 불행하게도 구약성서 내의 주장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우가릿의 발견으로 가나안 사회의 모습을 가나안 자신들의 기록 속에서 찾을 수 있게 되어 좀더 생생하게 당시의 모습을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우가릿은 오늘날 북부 시리아에 위치해 있지만 고대 아람 사람들의 땅은 아니었다. 아람이 번성하기 이전 이미 주전 1200년경 폐허가 되어 버린 장소였다. 우가릿은 시리아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연결되는 항구 기능을 가진 중요한 도시로서 그 역사는 주전 6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지중해 연안 도시국가였던 이유로 여러 문명의 교류가 있었던 항구라는 특징은 다양한 문화들의 영향을 보여주는 유물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가릿에서는 이집트의 예술적 기조와 함께 그리스 미케네와 지중해변의 키프로스 섬에서 제조된 토기들이 발견되었다. 주전 2000년경에는 이집트 왕들과 교류한 흔적도 있다. 도시국가로 가장 번성했던 시기는 주전 1450년부터 1200년으로 ‘바다 사람들’ 혹은 우리가 흔히 에게 문명을 배경으로 가지고 있는 블레셋이라고 부르는 이들에 의해 멸망한 것으로 보인다.
– 우가릿 언어와 신화

항구도시였던 우가릿에서 무역이 발전했으리라는 것은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무역의 발전은 자연스럽게 상거래를 기록할 수 있는 문자의 발전을 가져왔다. 우가릿 사람들은 가나안 사람들처럼 북서-셈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들은 주전 1400년경부터 그들의 언어를 기록할 수 있는 문자체계를 완성했다. 그들의 문자는 언뜻 보면 메소포타미아의 수메르 그리고 아카드어라 불리는 쐐기문자 형태로 생겼으나 알파벳이 없는 메소포타미아의 문자와는 확연히 달랐다. 우가릿어는 30개의 알파벳으로 이루어져 있고 문법적인 면에 있어서 그리고 발음적인 면에 있어서 가나안어(베니게어 아람어 히브리어 등)와 유사하다. 성서 히브리어처럼 우가릿어는 남성과 여성의 정확한 성은 물론 단수, 복수, 쌍수 등 수의 구별이 있다. 또한 형용사가 명사의 뒤에 가고 문장은 동사, 주어, 목적어의 어순을 따르고 있는 점도 유사하다.
우가릿에서 발견된 문서들은 점토판에 기록된 것으로 경제적인 내용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많은 문서들 중에는 법적 내용과 서시, 그리고 편지 등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가릿의 문서 가운데 유명한 것은 가나안 신화가 담겨 있는 문서다. 이미 다루어졌던 가나안 사람들의 종교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그들의 신들이 우가릿에서 발견된 신화에 등장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우가릿의 서-동쪽 구역에서는 바알 신전과 다곤 신전 그리고 궁전 서고가 발견되었다. 신전 구역에서 발견된 유물들 중에는 여러 신상과 제사용 용기들 그리고 23개의 석상이 있다. 석상들 중에는 번개를 들고 있는 9개의 바알 신상이 있었다. 서고에서 발견된 문서 들 중에는 지난 호에 언급했던 바알과 바다의 신 얌 그리고 죽음의 신 못이 어떻게 신들의 전쟁을 치르고 권력을 잡게 되었는가를 기록하고 있다. 1929년 발견된 우가릿 문서들은 처음으로 가나안 사람들의 종교와 신앙을 세상에 드러냈다. 성서학자들은 이 문서를 통해 가나안 신화를 연구하기도 하지만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고 유사한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문헌이기에 성서 히브리어와 영향을 미친 문학적 요소들을 살펴보기도 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