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안녕하십니까? 역사를 읽어주는 남자 설민석입니다
– 강연 예능자 이야기
한국의 교육 과정 가운데 국사가 필수 과목에서 빠지고 선택 과목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는 호주에 사는 저도 한숨이 나왔습니다. 역사를 모르는 민족은 결국은 망한다는 선인의 말씀을 잊어 버린 것인지 아니면 다른 과목들은 결국 국어, 영어, 수학이라는 ‘갑’을 위한 ‘을’ 과목에 지나지 않았던 것인가 하는 실망의 마음이 가득하였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역사를 읽어주는 남자’라는 별명을 가진 설민석 열풍이 불면서 역사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그레서, 오늘은 설민석 이야기를 준비하였습니다.
요즘 출판계 방송계 교육계를 가로지르며 대중의 눈길을 끌어당기고 있는 설민석 <태건에듀>대표는 논쟁적 인물이 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강연 예능의 개척자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국뽕(마약에 취한 듯한 지나친 애국주의)의 전도사라고 하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고대 중세 근현대 구분 없이 한반도 모든 역사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위대한 우리 조상’이란 하나의 결론을 제시하는 그의 강연은 입시계를 뛰어넘어 교양서적 시장까지 평정했다시피 합니다. 지난해 7월 출간한 그의 책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수년 전 쓴 ‘무도 한국사특강’과 ‘설민석의 첫 출발 한국사’가 몇 달 째 주요 대형 서점에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tvN 예능프로그램 <어쩌다 어른>은 그의 출연으로 시청률이 평소보다 두 배를 넘는가 하면 그의 인터넷 강의는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합니다.
설민석 열풍은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을 반영합니다. 스타 강사인 그는 2012년 MBC ‘무한도전’에 출연하면서부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같은 해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역사적 배경을 인터넷 강의로 제작해 주목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어쩌다 어른>에 출연하면서부터 ‘전국구 스타’가 된 것입니다. 여기에 수년째 이어져 온 인문학 열풍, 정부의 국사 국정교과서 제작, 대통령 탄핵과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설민석이 쓴 책의 누적 출고 부수는 90만부에 육박하고 ‘설민석 조선왕조 실록’이 50만부 팔렸고, ‘무도 한국사 특강’은 27만부가 출고돼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종합 10위 안에 들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가 한강을 제치고 인터넷 서점 ‘예스 24’가 독자 투표로 선정한 ‘올해의 저자’에 뽑히기도 했으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설민석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 압도적으로 시청률이 높지는 않습니다. 출연료도 그리 많지 않다고 합니다. 방송을 통하여 얻은 지명도를 가지고 수입은 방송 밖에서 창출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상물 촬영 출연료가 3,000만원 정도로 알려졌으며 거대 콘텐츠기업 CJ E&M이 관리할 정도니 강사보다는 스타에 방점이 찍히는 인물로 평가됩니다. 이런 배경으로 본격적인 방송의 시작은 2012년에 시작된 ‘무한도전’ 이었으며 방송가에서 인기 끌면서 CJ가 ‘어쩌다 어른’ 이라는 프로를 만들었고 영화 마케팅에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과 관련해 5분짜리 역사 강의를 광고처럼 한 적이 있었는데 CJ 입장에선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적인 광고 마케팅이었습니다.
역사를 배우고 가르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진중하고 진지하게 파고드는 스타일도 있고, 쉽고 재미있게 스토리텔링으로 들려주는 방식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교육 풍토는 배움에 대한 강박이 심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뭐든 보면 하나라도 배워야 한다는 강박에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잘 부응하는 인물이 설민석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부모들도 자녀들이 설민석의 강의를 보면서 기초적인 뭔가를 배우고 있다는 느낌이나 그래도 시간은 낭비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는다고 합니다.
요즘 설민석이 뜬 것도 한국사의 수학능력평가 필수 과목 지정과 연관 있을 것입니다. 필수과목 지정 이후 서점 한국사 코너에 가면 요점 정리하는 책이 엄청 많아졌다고 합니다. 설민석의 책처럼 요점 정리에 집중하는 책이 진짜 한국사를 다룬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간단한 역사적 사실보다 그 역사를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쟁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닌것 같습니다. 미국도 역사수업시간을 논쟁하는 식으로 진행한 학교가 있었는데 소송으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애들이 역사에 대한 단편적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을 보고 학부모들이 도대체 뭘 가르치는 거냐고 반발을 했던 것입니다. 아쉽게도 한국 교육계의 전적은 풍토도 아이들보다 ‘부모님이 보시기에 좋았다’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풍토에서 설민석의 강의나 책은 부모들이 보기에 좋고 어느 누구에게도 딱히 불편함을 주지 않는 느낌입니다. 설민석은 스스로가 세종, 정조, 이순신 장군이 없었으면 못 먹고 살았을 거라고 말을 합니다. 대부분이 한국사에서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인물들입니다. 그런데, 박시백의 만화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 시대에 대해 ‘세종이 요순 시절이라고 듣고 배웠는데 막상 실록을 보니 별로 그렇지 않더라’고 써논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세종을 그냥 영웅적인 캐릭터로만 알고 있는 것과 그게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접근하는 접근법이 다른 것 같습니다.
설민석이 대중들과의 좋은 호흡을 만들어 내는 이유에 대하여 연극영화과 출신이며 퍼포먼스에 뛰어난 감각이 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젊은 친구들 사이에선 ‘역사 아이돌’ 로 통하며 강의를 통하여 ‘우리는 할 수 있다!’ 긍정 에너지를 주는 것도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역사와 전혀 무관한 사람은 아닙니다. 역사교육학과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시대적인 콘텐츠가 단순히 지식만을 전달하기보다 즐거움을 전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점이 결국 인기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 이른바 ‘스낵커블 콘텐츠(스낵 먹듯이 소비하는 콘텐츠)’가 유행하는 시기이니 역사라는 딱딱한 소재도 무겁게 소개하면 더욱 안 팔릴 수 있기에 가벼운 것, 좀 더 엔터테인먼트화 된 콘텐츠를 원하는 분위기가 설민석 열풍의 배경인 것 같습니다.
설민석의 강의가 모두 사실이냐 아니면 흥미 중심의 왜곡이냐를 놓고 각기 다른 평가를 하기도 하며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평가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병한 사실 하나는 역사라는 발자취를 다시금 돌아 볼 수 있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사실입니다. 걸어온 발자취를 돌아보며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길인가를 살필 수 있는 역사를 모른척 했던 한국 교육계의 망각을 깨우치는 계기가 된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인에게는 한국사가 있고 교인들에게는 교회사가 있으며 기독교인에게는 성경의 역사가 있습니다. 이 모든 역사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들을 시작으로 전개되며 이런 이야기들이 모여서 결국 집단의 이야기들로 발전을 하고 미래의 이야기의 초석이 됩니다.
2017년 이라는 시간속에서 우리는 어떤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을까요? 우린 우리들의 자녀들에게 어떤 역사를 읽어주고 있을까요? 특별히, 고된 하루하루를 버티며 이민자로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 훗날에 어떻게 읽어지기 될지를 스스로에게 자문하며 오늘도 살아갑시다. 어쩌면 오늘(present) 은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큰 선물(present)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감사에 감사를 더하며 오늘도 감동하며 살고 싶습니다.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꾼이 되었노라> (에베소서 3:7)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스쿨’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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