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헌재, ‘朴대통령 파면’으로 민의(民意) 받들어
대한민국, 한 주간 격동의 여정
2017년 3월 10일(금) 오전 11시에 시작한 헌법재판소(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탄핵심판 선고는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주문으로 끝났다. 재판관 8명 전원일치다. 朴 전 대통령은 임기 1476일 만에 헌정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썼다.
보수단체 참가자 헌재 앞 파면반대 집회중 3명 사망하기도
3월 10일 이정미 (전)헌재소장 권한대행은 21분간 판결문을 읽어가며 ‘2016헌나1 대통령 박근혜 탄핵사건’을 판결했다. 이정미 소장은 선고에 앞서 사건의 진행경과에 관하여 언급하며 “저희 재판관들은 지난 90여일 동안 이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하여 왔습니다 … 증거조사된 자료는 48,000여쪽에 달하며, 당사자 이외의 분들이 제출한 탄원서 등의 자료들도 40박스의 분량에 이릅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아시다시피, 헌법은 대통령을 포함한 모든 국가기관의 존립근거이고, 국민은 그러한 헌법을 만들어 내는 힘의 원천입니다. 재판부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하면서, 역사의 법정 앞에 서게 된 당사자의 심정으로 이 선고에 임하려 합니다”라고 했으며 “저희 재판부는 국민들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에 따라 이루어지는 오늘의 선고가 더 이상의 국론분열과 혼란이 종식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법치주의는 흔들려서는 안 될 우리 모두가 함께 지켜 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국회 탄핵소추발의시 그 의결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것이라고 볼 수 없음”과 “헌재 여덟 명의 재판관으로 사건을 심리하여 결정하는 데 헌법과 법률상 아무런 문제가 없음”도 밝히며 탄핵사유에 대하여 살폈다.
‘공무원 임면권을 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세월호사건에 관한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에 관해서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했다.
이어 ‘최서원에 대한 국정개입 허용과 권한남용’에 관해서는 “…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하여 공무원의 공익실현의무를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하여야 함은 물론, 공무 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하여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은 최서원의 국정개입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그에 관한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국회 등 헌법기관에 의한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없었습니다 … 피청구인의 헌법과 법률 위배행위는 재임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왔습니다. 그 결과 피청구인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입니다. 한편, 피청구인은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하였으나 정작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도 거부하였습니다. 이 사건 소추사유와 관련한 피청구인의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할 헌법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배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판결했으며, 판결을 마무리 하며 “… 또한, 이 사건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의 문제가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로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결정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재판관 안창호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라고 밝혔다.
헌재의 박대통령 파면 판결 후 보수단체는 즉각 헌재앞에서 탄핵반대 집회를 가졌으며 집회중에 3명이 사망하는 참사도 있었다.
제20차 마지막 주말 촛불집회에서 탄핵 외친 시민들, “광장의 승리”
겨울을 지나 봄까지 1600만 참여,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한 다음 날인 3월 11일(토) 탄핵의 의미를 기념하는 마지막 주말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 모이자! 광화문으로! 촛불 승리 20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를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탄핵 인용을 ‘촛불 승리’로 선언하고, 파면돼 ‘자연인’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 구속과 국정농단 사태 공범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세월호 인양 등 박근혜 정부 적폐 청산도 요구했다.
이날 집회는 해직기자, 촛불집회 자원봉사자,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 청소노동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 등 발언과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오후 6시 30분께부터 청와대와 도심 방면으로 행진한 뒤 다시 광화문 광장에 모여 ‘촛불승리 축하 콘서트’를 이어갔다. 집회에서는 전날 헌재 선고 이후 탄핵 반대집회 참가자들이 경찰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3명이 사망한 일에 대해 조의를 표하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으며, 그간 촛불집회 과정에서 시민들이 모여 사회 각 분야 개혁 요구를 논의한 결과가 ‘2017 촛불권리선언’으로 발표됐다. 선언은 “광장을 지켜 왔던 뜻으로 삶의 현장과 일터를 바꿀 것”이라며 촛불을 ▷직접민주주의를 전진시키는 주권자 행동 ▷차별과 불평등에 대한 정당한 항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권리선언 ▷평화로운 공존의 권리 등으로 규정했다. 아울러 국가정보원·검찰 등 개혁, 18세 선거권 보장, 재벌총수 등의 범죄수익 환수 특별법 제정 등 10대 분야에서 실현할 100대 과제도 선정했다.
퇴진행동은 이날로 주말마다 열리던 촛불집회는 마무리하되 이달 25일, 세월호 참사 3주기(4월 16일)를 앞둔 4월 15일(토)에는 집회를 열 계획이다. 다만 대선 국면에서 편파적 개입이 발생하면 다시 촛불을 들겠다고 밝혔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아름다운 퇴임
朴 전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틀 만인 3월 12일(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오후 7시 45분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돌아왔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취임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온 지 4년 14일 만이다. 朴 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퇴거하며 정치적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으며, 삼성동 사저로 들어가며 대리인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을 통해 “제게 주어졌던 대통령으로서의 소명을 끝까지 마무리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 모든 결과에 대해서는 제가 안고 가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탄핵 이후 첫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지난 3월 13일(월)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퇴임식을 실시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결정을 이끈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퇴임사를 통해 “오늘 진통의 아픔이 클 지라도 헌법과 법치를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또한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는 점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 모든 것은 재판관님들과 헌재의 모든 가족 여러분의 도움 덕분”이라고 주변인들에게 공을 돌렸으며, 이번 탄핵결정 과정에서의 고뇌를 드러냈다. “헌재는 엊그제 참으로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정을 했다 … 우리가 현재 경험하고 있는 통치구조의 위기 상황과 갈등은 민주주의·법치주의·인권보장이라는 헌법을 공고화하는 과정에서 겪는 진통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퇴임한 이정미 헌법재판관은 탄핵판결 당일 헤어롤을 한 상태로 출근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이정미 대행 후임으로 이선애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지명되었다.
검찰, 朴 전 대통령 소환통보해
황 총리(대통령 권한대행), 대선불출마 선언 및 대선 선거일 발표
3월 15일(수) 한국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는 ‘피의자 朴 전 대통령’측에 3월 21일(화) 오전 9시 30분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朴 전 대통령의 변호인 손범규 변호사는 이날 오전 “소환일정이 통보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연인으로 돌아간 朴 전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만큼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까지 가능하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3월 15일(수)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국무회의를 소집해 회의 전 ‘대선 불출마와 대선 선거일’을 발표했다. 대선 출마설로 논란을 빚어온 황교안 대행은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으며, 제19대 대통령 선거는 오는 5월 9일(화) 치러진다고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선 5월 9일을 대선일로 지정 및 선거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하는 안건이 각각 통과됐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