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벤허 (Ben-Hur)
감독 _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 주연 _ 잭 휴스턴, 토비 켑벨, 모건 프리먼, 로드리고 산토로, 나자닌 보니아디 / 2016년
벤허(영: Ben-Hur)는 2016년 공개된 미국의 영화로, 1880년 루 월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으며, 이번으로 세 번째 영화화 작품이다.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이 연출하며, 잭 휴스턴, 모건 프리먼, 토비 케벨, 호드리구 산토루, 나자닌 보니아디가 출연한다.

○ 줄거리
주인공은 예루살렘의 귀족인 허(Hur) 가의 이드마르의 아들 유다 벤허(잭 휴스턴)인데, 어린 시절 친구이자 로마인인 메살라(토비 켑벨)가 예루살렘 주둔 로마군의 일원으로 돌아와 재회하게 된다.
로마 제국 시대, 예루살렘의 귀족 벤허는 로마군 사령관이 되어 돌아온 형제와도 같은 친구 메살라를 반갑게 맞이한다.
메살라는 벤허에게 로마가 유대인을 통치하는걸 도와달라고 하지만, 로마에 억압당하는 유대인들의 처지를 고민하던 벤허는 메살라의 제의를 거절하고, 이 일로 두 사람은 의절하게 된다.
얼마후 로마의 새 총독이 부임하여 벤허의 집 옆을 지나가게 되었는데, 옥상에서 구경하다가 무심코 건드린 기와가 하필이면 총독쪽으로 떨어져 총독이 다치는 일이 발생한다. 그러자 메살라는 벤허가 일부러 총독을 해치려고 기와를 던진 것으로 몰아버리고, 결국 벤허는 갤리선에서 노를 젓는 노예가 되고 어머니와 여동생은 로마군에게 끌려가 행방조차 알 수 없게 된다.
벤허는 갤리선이 해적에게 습격받았을때 그전부터 자신을 눈여겨 본 로마 귀족이자 함대사령관인 퀸투스 아리우스 제독을 구조하게 되고, 이로 인해 훗날 집정관까지 오른 아리우스 제독의 양자가 된다. 그리고 몇년후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양부에게 물려받은 막대한 유산과 지위를 이용해 가족을 되찾고 원수를 갚기 위한 복수를 결심한다.
메살라의 배신으로 벤허는 가문의 몰락과 함께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노예로 전락해 5년간의 노예 생활 끝에 돌아온 벤허는 복수를 결심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나자닌 보니아디)의 만류로 갈등한다. 이에 일데르임(모건 프리먼)의 도움으로 간악한 복수가 아닌 진정한 승리를 위해 제국에 맞서 목숨을 건 전차 경주를 통해 비열한 메살라에게 복수한다.
전작에서는 전차 경주 끝에 메살라가 결국 죽지만 새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보는 이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다. 새 작품에서는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전차 경주 장면이 더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50여년 사이 발달한 촬영 기술 덕분이다.
○ 등장인물

.잭 휴스턴 (Jack Huston) : 유다 벤허 역
.토비 켑벨 (Toby Kebbell) : 메살라 세베루스 역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 일데르임 역
.로드리고 산토로 (Rodrigo Santoro) : 예수 역
○ 1959 ‘벤허’ VS. 2016 ‘벤허’
예루살렘 최고 귀족에서 형제와도 같았던 친구의 배신으로 노예로 전락한 벤허의 삶을 통해 배신과 복수, 용서와 구원의 메시지를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울림으로 2시간 안에 함축적으로 그려낸다. 메살라의 배신과 유다 벤허의 고난과 복수라는 이야기의 큰 줄거리를 유지하되 잔가지를 쳐낸 덕에 극의 진행이 간결하다. 단, 내용을 너무 줄인 탓인지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도 없지 않다.

새 ‘벤허’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 점도 전작과 다르다. 전작에서 메살라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친구와 그의 가족을 몰살하다시피 하지만 새 영화에서는 메살라의 배신이 시대 상황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요인 때문으로 그려진다. 게다가 전작에서는 전차 경주 끝에 메살라가 결국 죽지만 새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에 초점을 둔 원작과 달리 이전 리메이크작들이 벤허의 삶을 따라갔다면 2016년 ‘벤허’는 원작에 가장 충실한 작품으로 차별화를 둔다. 벤허는 믿었던 이에게 배신을 당한 후 복수를 다짐하지만 사랑하는 아내 에스더의 만류에 끊임없이 고뇌하는 모습을 보인다.
벤허 역의 잭 휴스턴은 “벤허에게 가장 공감 가는 부분은 그가 결함 있는 영웅이라는 점이다. 너무도 인간적이라 반가울 정도다. 가족, 대의, 자기 자신을 위해 계속 선택의 싸움을 하고 끊임없이 고뇌하는 캐릭터다”라고 소감을 밝힌 데 이어 “메살라 또한 인간적이면서 복잡한 캐릭터다. 자신을 위해 배신을 하지만 끊임없이 용서를 구하고 싶은 갈망을 놓지 않고 있다”고 생각을 밝혔다.
새 영화에서는 로마군과 그리스군이 벌이는 해상 전투 장면도 인상적이다. 유다 벤허가 속한 로마군의 갤리선이 그리스 군함의 충돌로 파괴되는 장면이 실감 나게 구현됐다. 전차 장면이 영화 후반부의 스펙터클을 책임진다면 이 해상 전투 장면은 영화 전반부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한다.

과거 ‘벤허’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예수가 뒷모습이나 실루엣으로 등장했지만 새 ‘벤허’에서는 예수의 얼굴이 전면적으로 등장한다. 예수 역은 영화 ‘300’(2007)에서 크세르크세스 황제 역으로 출연한 브라질 배우 로드리고 산토로가 맡았다. 시대상의 변화에 맞춰 예수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용서와 화해,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더욱 이해하기 쉽게 전한다.
유다 벤허의 멘토이자 그에게 전차 경주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일데르임 족장은 모건 프리먼이 연기했다. 1880년 출간된 루 월리스의 원작 소설에서 아랍 족장으로 나오는 일데르임 역을 이번 영화에서는 유색인종이 맡아 소설과 일치시켰다.
○ 더욱 깊어진 용서와 구원, 화해와 사랑의 메시지
영화 <벤허>의 백미는 단연 숨막히는 전차 경주와 해상 전투 장면이다. 특히 흙먼지가 뒤덮인 경기장 위 펼쳐지는 목숨을 건 전차 경주는 보는 것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1959년 개봉 당시 전차 경주 장면은 아날로그 액션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웅장한 스케일로 완성되어 수 많은 영화 팬들에게 지금까지도 세기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2016년 새로운 ‘벤허’의 하이라이트 역시 벤허와 메살라가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전차 경주 장면이다. 배우들은 직접 전차 위에 올라 몸을 불사르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고, 말과 전차가 어우러져 경기장을 누비는 모습은 액션캠 고프로(GOPRO) 카메라로 촬영해 사실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냈다. 최대한 CG를 배제하여 그야말로 21세기형 아날로그 액션의 진수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전차 경주 장면은 관객들에게 또 한 번 최고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
2천년 전 로마 제국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지금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는 데에는 단연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를 지닌 장엄한 스토리 덕분이다. 세월이 흘러도 전혀 퇴색되지 않는 배신과 복수, 용서와 구원의 메시지는 여전히 영화 전체를 관통하며 관객들의 마음 속에 깊이 박혀있다. 특히 배신으로 인한 분노와 증오, 용서 사이에서 고뇌하는 벤허의 인간적인 모습과 권력에 대한 욕심에 눈이 멀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한 메살라의 모습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은 시대불변의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무엇보다 2016년의 ‘벤허’가 지난 작품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점은 예수 캐릭터에 새롭게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1959년 작에서 종교적인 신성함을 이유로 예수는 얼굴 한 번 보이지 않고 뒷모습과 실루엣으로만 등장했으나, 이번 작품에서는 시대적인 분위기의 변화에 맞춰 보다 전면적으로 등장해 용서와 화해,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직접 전한다. 예수는 복수를 준비하는 벤허에게 진정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깨우고자 조언을 아끼지 않고, 핍박 받는 유대인들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을 베푼다.
티무르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예수를 사실적으로 그리고자 했고, 인간으로서의 예수를 조명하고자 했다. 예수를 연기한 로드리고 산토로는 “전 세계 수십억의 사람들은 예수에 대해 저마다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엄청난 책임감을 느꼈지만 예수의 가르침, 영성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했고, 신화 너머에 있는 인간 예수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고자 했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축복을 하기도 해 전 세계적인 기대와 환대를 증명해 보인 바 있다.
‘벤허'(2016)의 제작진은 세심한 자료 조사와 연구, 철저한 검증으로 로마 제국 배경의 현실감을 부각하는 한편, 대규모 세트 제작 등을 통해 시대, 장소적 한계를 극복하여 2천 년 전의 로마 제국 시대를 탄생시켰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