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불면증과 해결방안
최근 저희 딸이 일하던 중에 갑자기 ‘구토’를 해서 일을 못 마치고 집에 데리고 왔다. 아이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집에 와서는 저녁도 먹지 않고 계속해서 누워 있어야 했다. 밤 늦게 정신을 차리고 일어난 딸에게 이유가 무엇일까? 물어보자 잠을 못 잔 상태에서 일하러 가면서 차에서 음식을 먹은 것이 체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는 것이다. 평소에 잠을 늦게 자는 편인데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려면 일찍 자야하는데도 불구하고 그것이 원활하게 되지 못하다 보니 급체를 겪게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생각보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말을 하진 않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잠을 자지 못한 것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상담에서 만나는 내담자들도 잠을 많이 자고 온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고 기분도 다른 것을 보게 된다. 한 내담자가 한 주 전 주에 너무 좋은 모습이었는데 그 다음 주에 나빠진 것처럼 보여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자 그 내담자는 잠을 못자고 있다고 말했다. 인지 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는 사람이 잠을 많이 자지 못해 피곤할 경우 본능적인 습관 같은 것이 조절이 잘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랜드 가드너라는 사람은 잠을 자지 않을 때 어떤 결과가 있는 지를 실험을 한 사람으로 유명하다. 그는 11일간 잠을 자지 않고 다양한 증세를 경험했는데 우울증, 집중력 저하, 근육약화, 기억력 저하, 피해 망상증, 심장 경련과 같은 증세를 점차적으로 보여주었다.
일반 사람의 많게는 삼분의 일, 적게는 사분의 일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잠을 자지 못하는 불면증으로 괴로움을 겪게 된다. 일반적으로 불면증으로 진단하는 경우는 4시간 미만의 수면이 한 달 이상 계속해서 지속될 때다. 문제는 잠 못자는 어려움이 삶의 악순환을 가져다 주는 데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잠을 못잔 사람이 낮에 졸리니 커피를 먹게 되고 커피를 먹으니 더 각성이 되어 밤에 잠이 오지 않게 되고 잠이 오지 않으니 수면 보조제를 사용하게 되고 그것이 효과가 없어서 수면제를 복용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잠이 잘 와서 수면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게 되다가 점점 의존이 되어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게 되고 그러자 더 센 약을 복용하게 되는데 그것이 부작용이 극심해서 자주 복용을 하면 안된다고 조언을 들었는 데도 피곤하면 어쩔 수 없이 그 약을 먹게 된다. 결국은 약 복용으로 뇌의 화학적 작용이 몸의 기능을 바꾸게 되어 약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점점 더 잠을 자지 못하게 되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약의 부작용과 의존성을 고려할 때 복용하지 않으면서도 수면 장애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데 어떤 것이 있을까? 수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어지는 심리치료 기법은 인지 행동 치료다. 인지 행동 치료는 다른 상담 기법에 비해서 단순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약을 복용하는 것만큼 간단한 것은 아니다. 한 개인의 노력과 수고로 삶의 패턴을 바꾸는 부분이 필요하다. 수면 장애가 시작되는 것은 큰 스트레스 유발 인자가 기여할 수 있지만 기존의 생활 습관과 사고와 정서 상태 및 신체 건강 모두와 깊이 관련되어지기 때문에 인지 행동 치료를 통해서 문제를 극복하게 되는 것은 시간과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이것은 좋은 습관 및 좋은 사고 생활까지 보너스로 얻게 되며 자신감 마저도 증진할 수 있어서 노력해서 적용을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방법을 통해서 수면의 문제를 극복한 내담자의 이야기가 있다. 인지 행동 치료 방법 중에 여러가지 전략이 사용되어지는데 여기에서 몇 가지만 설명해 보고자 한다.
수면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수면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다. 수면 일지를 통해서 나의 잠 습관과 잠을 어느 정도 자고 있는 지 매일 같이 관찰해서 기록을 하는 것이다. 몇 주간 기록을 통해서 잠을 자는 패턴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6시간에서 8시간을 자야한다라고 하는 강박적인 생각은 내려 놓고 나만의 수면 시간을 설정하는 것을 시작할 수 있다. 만약 매일 내가 잠을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자고 있다면 새벽 1시부터 6까지를 자신의 수면 시간으로 일단 설정을 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설정을 했다면 잠을 들기로 한 4시간 전 이후에는 각성이 될 수 있는 활동을 하지 않도록 계획을 잡는다. 예를 들면, 운동과 같은 과격한 신체 활동은 4시간 전에 하고 그 이후에는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1시부터는 잠 자리에 들기 위한 준비를 해서 1시 반 정도는 잠자리에 누워서 잠을 자는데 도움이 되는 복식 호흡, 긴장이완 연습, 행복한 장면 떠올리는 심상 기법 등을 통해 잠 자는 것을 준비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2시에 꼭 자야한다고 하는 생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 그냥 그 시간이 되면 누워서 잠이 오면 자고 잠이 30분 이상 안오면 일어나서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은데 제일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활동을 어두운 불빛에서 하는 것이 좋다. 그러다 잠이 오면 다시 눕는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잠을 자는 침대에서는 다른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다. 오직 잠을 자는 장소로만 사용하고 잠을 못잘 때는 일어나서 다른 곳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에 기상을 해야 한다. 6시에 일어나기로 했으면 벌떡 6시에 무조건 침대에서 바로 나와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다. 그리고 낮 시간에는 절대로 잠을 청해서는 안된다. 졸아서도 안되고 무조건 정해진 시간에 잠을 청하되 규칙적인 것을 반복하는 것이 좋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게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하는 부분이며 그 외 것으로는 잠자리 환경을 좋게 만드는 것과 수면에 지장을 초래하는 알코올 및 각성제와 같은 것을 섭취하지 않는 것, 그리고 잠을 꼭 자야한다고 생각하는 또는 잠과 관련된 강박적 생각을 내려 놓는 것, 또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내려 놓고 대신 위에 설명한 기법들을 포함한 이완 기법들을 사용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었을 때 우리 몸에 있는 자율 신경체계가 망가지면서 수면 장애가 올 수 있음으로 평소에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들을 확보하는 것이 수면 장애를 예방하는데 중요한 부분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은 데 쉼은 모든 인간에게 꼭 필요한 부분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놀고, 쉬자. 그것은 시간 낭비가 아니라 앞으로의 삶을 잘 살아가게 하는 좋은 충전 시간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