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책의 근대 : 미디어의 문학사
원제 : 書物の近代
고노 겐스케 / 소명출판 / 2026.1.15
– 소설 생태계에서 책의 근대와 마주했던 일본 작가들의 도전
책은 그 기원부터, 읽기 위한 도구·기계(機械)였다. 도구·기계를 만들어 냄으로써, 사람은 그때마다, 자신이 사는 공간과 시간을 조금씩 바꿔갔다. 사람과 기계가 그렇게 역사적으로 상호작용하는 것은 책이라는 장치에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그 경계에서는 끊임없이 외적인 여러 조건에 의한 힘의 개입과 갈등이 있었다. 책은 단지 그 물질적인 변형을 계기로, ‘읽기’만을 재편성한 것이 아니다. 그때까지 모든 시대, 사회도 그랬지만, 그 이상으로, 근대라는 사회 시스템은 정보의 일원화와 신속화, 광범위한 곳에 이르는 전달을 반드시 필요로 했다.
그 근대에서 언어를 비롯한 여러 가지 담론의 체계를 대량으로 복제하고, 배포하는 책은 그 기능을 수행하며, 극히 정치적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 책이 출현한 뒤에 나타나서, 책을 위협했던 신문·잡지처럼 전달 속도가 빠른 미디어는 자칫하면 정보를 주고받는 데 비중을 두는 데 비해서, 책은 많은 정보량과 함께,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말하고, 읽고 쓰는지를 가르쳐주는 미디어로서도 작동했다. 근대사회의 일원으로서 일상적인 생활의 실천이 교육된 것이다. 그 단적인 표현으로, 책 자신과 어떻게 만나는지 알려주는 책이 있다.
‘읽기 위한 기계’ 또는 ‘읽히는 기계’로부터, 더 나아가서는 ‘읽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기계’로. 이런 여러 가지 기능을 갖춘 책의 근대사를 모두 개관할 수는 없지만, 신체적인 ‘읽기’ 행위와도 연결되는 소설에 한정함으로써, 그 때문에 보이는 광경이 있을 것이다. 책 만들기의 변형은 소설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장정과 지면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각각의 소설가들은 자기의 소설을 어떤 책으로 만들려고 했을까? 그리고 소설 속에서 책에 대한 접촉의 회로는 어떻게 지도되었을까? 자신이 쓴 언어가 인쇄되고, 책이 되어 독자에게 다가가기까지 일어나는 과정을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읽기’는 필연적으로 ‘쓰기’와 함께 움직인다.
인쇄술의 발명을 전후해서, 소설이라는 장르가 생겨났다. 한번 문자를 익히면, 쓴다는 행위는 암벽에서도 대지 위에서도 이루어지는데, 그 축적 위에 만들어지는 소설은, 활자화되고, 복제된 책이 되어 손에서 손으로 건네짐으로써, 사회적으로 인지되었다. 책은, 소설을 뒷받침하는 생태계로 존재한다. 여덟 개의 장은, 책과 관련된 일본의 근대소설을 역사적으로 다시 파악해 보려는 작은 시도이다.

– 목차
한국어판 서문
머리말_ 책 속의 소설
제1장 소설의 시작, 책(book)의 탄생
제2장 의장의 이데올로기
제3장 서재의 공간, 책의 우주
제4장 책의 리얼리즘
제5장 침입하는 초상사진
제6장 활자의 범람, 미디어의 투쟁
제7장 책을 둘러싼 지혜의 고리
제8장 종이 전쟁
발문
문고판 후기
해설_ ‘책’의 형태·언어의 행방-가와구치 하루미(川口晴美)
참고문헌
– 저자소개 : 고노 겐스케 (Kono Kensuke,紅野謙介)
1956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와세다대학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 후기과정을 만기 퇴학했다. 아자부(麻布) 중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니혼 (日本)대학 문리학부에서 근무했다. 전임강사, 조교수, 교수를 거쳐 학부장 (단대학장), 대학 이사를 역임하고 2023년에 퇴직했다. 니혼대학 명예교수, 일본근대문학관 이사이다. 현재는 학자로 활동하면서 도쿄 신주쿠구 와세다쓰루마키초 (早稻田鶴卷町)에서 창작 일식(創作和食)과 숯불요리점 ‘밥집 다마리 (ごはん屋たまり)’를 경영한다.
주요 저서로는 이 책 외에 『투기 (投機)로서의 문학』(新曜社, 2003), 『검열과 문학』(河出書房新社, 2009), 『이야기 이와나미서점 백년사 1-「교양」의 탄생』(岩波書店, 2013), 『국어교육의 위기』(筑摩書房, 2018), 『국어교육-혼미 (混迷)하는 개혁』(筑摩書房, 2020), 『직업으로서의 대학인』(文學通信, 2022), 『말(ことば)의 교육』(靑土社, 2023) 등이 있다.
.역자 : 박천홍
1967년 섬진강 근방 순천의 외진 마을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들어갔지만 원하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중도에 학업을 그만두었다. 그 후 출판계에 입문해 몇몇 출판사를 거쳐 서평지 『출판저널』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재)아단문고에서 학예연구실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금까지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인간 이순신 평전』 ‘여행하며 읽는 우리 고전’ 시리즈(자산어보·삼국유사·난중일기·백범일지·대동여지도) 등을 썼다.
.역자 : 김광식
민속학, 릿쿄대학 겸임강사, 한양대 석사, 東京學藝대학 박사
연세대, 東京理科대학, 요코하마국립대학, 사이타마대학, 일본사회사업대학 등에서 강의했고, 20여 년간 일본에 거주하며 동아시아 민속, 전승 문화를 연구 중
단행본 : 『식민지기 일본어 조선설화집의 연구 (植民地期における日本語朝鮮說話集の硏究-帝國日本の「學知」と朝鮮民俗學)』(2014), 『식민지 조선과 근대설화』(2015), 『근대 일본의 조선 구비문학 연구』(2018), 『한국·조선 설화학의 형성과 전개 (韓國·朝鮮說話學の形成と展開)』(2020), 『북한 설화의 새로운 이해』(2022) 등
공저 : 『식민지 시기 일본어 조선설화집 기초적 연구』, 『경성제국대학 부속도서관 장서의 성격과 활용』, 『박물관이라는 장치 (博物館という裝置)』, 『국경을 초월하는 민속학 (國境を越える民俗學)』, 『日韓歷史共通敎材 調べ·考え·步く日韓交流の歷史』 등
역서 : 『조선아동 화담』(2015), 『제국일본이 간행한 설화집과 교과서』(2019), 『문화인류학과 현대민속학』(2020) 등

– 책 속으로
즐거움이 엿보이는 『가라쿠타 문고』의 방향 전환은, 문학을 사랑하는 일부 독자의 범위를 뛰어넘어, 이미 폭넓은 정보의 유통 정거장으로 향하게 된다. 활자화와 공개간행의 발걸음이 다른 활자, 공개 간행본, 신문 잡지 미디어와 쌍방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며, 정보를 선택하고, 가시화하고, 유동화流動化하는 장을 만들어 냈다. 같은 호에는 게재 광고의 요금을 정한 「광고안 대필 가격」이 실렸다.— p.61
책 안에 지도를 삽입한다는 발상을, 도손은 어디서 착안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찾아내기는 어려운데, 적어도 반드시 읽었을 것이라고 짐작되는 책은 있다. 다야마 가타이의 『제2군 종정일기』이 그것이다. 하쿠분칸의 사진반 부속 종군기자로서, 가타이는 러일전쟁에 즈음해서 육군의 제2군을 따라, 요동 반도를 중심으로 전쟁지를 빠짐없이 보았다.— p.149
그동안에도 인쇄 기술은, 사쿠마의 『인쇄잡지』가 목표로 한 기술적인 정밀도의 차원 이상으로, 속도와 수량의 단계에서도 발전되었다. 예를 들면 마리노니식 윤전인쇄기. 한 시간에 3만 장을 인쇄하는 이 대형 기계는 그때까지 단일한 기관 동작에 의한 벨트 운전으로, 시간당 1천 5백 장을 처리한 족답식 실린더 인쇄기의 능률을 현격히 능가했다. 1890년, 국회 개설 전에 관보국이 이것을 구입한 것을 시작으로, 아사히신문사는 두 대를 구입해서, 도쿄, 오사카에서 동시에 제국헌법을 인쇄하고, 발행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p.215
1940년 연말에는 이 출판문화협회가 설립되고, 또 이 신체제 아래의 조직으로써, 도매업계를 지배하던 4대 도매업체를 해체하게 하고, 전국 도매업소 2백여 개를 통합한 일본출판배급주식회사가, 1941년 5월에 시작한다. 이미 도쿄도의 오노 마고헤이와 고단샤의 노마 세이지가 결합한 데서 본 것처럼, 거대화한 도매업자의 자본이 출판계로 흘러들어서, 책의 생산 시스템을 움직여갔다. 정보 전쟁을 표방하는 국가로서는 불순물을 배제한 형태로, 출판-유통 과정의 모든 것을 장악하는 것이, 국민정신의 ‘총동원’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었다.— p.277
– 출판사 서평
책 만들기의 변형은 소설을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장정과 지면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소설가들은 자신이 쓴 언어가 인쇄되고, 책이 되어 독자에게 다가가기까지의 과정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인쇄술의 발명을 전후로 소설이라는 장르가 생겨났고, 책은 소설을 뒷받침하는 생태계로 존재한다. 메이지 이전부터 제2차 세계대전 말기까지, 책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 일어난 일본 근대소설의 변천사, 책의 역사를 담았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